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34)이 퀄리티플러스피칭(QS+ 선발 7이닝 이상 2실점 이하 투구)으로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피칭의 정수를 보이며 시즌 전망을 더욱 밝게 했다.
류현진은 7일 글로브 라이프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볼넷없이 7이닝 7안타 7삼진 2실점으로 역투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텍사스전 첫 등판에서 호투에도 불구하고 팀이 1-2로 패하면서 패전의 멍에를 썼다. 하지만 벌써부터 정규시즌 한창 때에 버금가는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 에이스로서 시즌 기대감은 더욱 높였다.
류현진이 허용한 7안타 가운데 강하게 맞은 타구는 2회 선두타자 닉 솔락에게 허용한 솔로 홈런뿐이다. 89마일의 가운데 낮은 직구를 잘 쳤다. 게레로 주니어의 실책성 플레이(포구 실패)로 만들어진 1사 2루서 컨택트 히터 리오디 타바레스에게 초구 빚맞은 우전 적시타로 2점째를 내준 게 실점의 전부다.
패전에도 불구하고 감독과 현지 방송 해설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토론토의 찰리 몬토요 감독은 "오늘도 인상깊은(impressive) 피칭이었다"고 말하며 손동작까지 취하면서 "그는 늘 확고하고 공포를 주지 않았다. 우리에게 승리할 기회를 줬다"고 호투를 높이 평가했다.
토론토 전담방송 스포츠네트의 벅 마르티네스 해설자는 "2회 4안타 가운데 홈런을 제외한 3개의 안타는 소프트 컨택트다. 류현진은 지난해 개막 2경기에서 8실점을 했다. 올해는 2경기에서 연속 2실점의 빼어난 피칭이다. 어떤 타자에게도 투구 패턴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분석하면서 타선 지원 부족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마르티네스 해설자는 경기 시작할 무렵에도 개막 양키스전 피칭을 복기하면서 "체인지 오브 페이스, 로케이션, 똑같은 팔동작, 오프 밸런스 등이 류현진다웠다"면서 "양키스전에 딱 2개의 강한 타구는 개리 산체스 홈런과 애런 저지의 안타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안타 허용이 크게 문제되는 않는 배경이다.
베테랑 캐스터 댄 슐먼도 "류현진은 매우 효율적인 피칭을 했다. 28타자를 상대하면서 초구 스트라이크가 22타자였다. 오늘의 4가지 구종의 피칭이 모두 좋았다"고 평가했다.
류현진은 뉴욕 양키스, 텍사스 레인저스 2경기에 12.1이닝을 소화해 11안타 1볼넷 12삼진 4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을 2.92로 낮췄다. 지난해 단축일정 때는 2경기에서 9이닝을 던져 13안타 4볼넷 9삼진 8.00으로 출발했다. 이후 10경기 등판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투구했고, 7차례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초반 2경기를 제외한 10경기 평균자책점은 1.86으로 놀라울 정도로 안정된 피칭을 했다. 올 시즌 전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시즌 초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정규시즌 아트 피칭을 이룰 때와 다를 바 없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초반부터 최상의 피칭을 과시할 때 흔히 사용하는 단어가 'mid-season form'이다. MLB 네트워크는 뉴욕 메츠 제이콥 디그롬, 뉴욕 양키스 게릿 콜에게 이 단어를 썼다. 볼넷 없이 7이닝 2실점을 호투한 류현진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말이다. 현재의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팀 타선과 수비만 좀 더 도와준다면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릴 수 있다.
류현진은 "홈런 허용은 실투였고 타자가 잘쳤다"며 "선발 투수의 역할은 했다고 생각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13일 뉴욕 양키스전 될 것으로 보이는데 게릿 콜과 재대결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음 등판이 더욱 기대된다.

LA | 문상열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