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도중 '계약 해지'… 국내 구단 입단 타진
고향팀 수원FC '티켓 파워' 노리고 영입 추진

이승우(23)가 시즌 도중 벨기에 클럽 신트트라위던과 계약을 해지하는 초강수를 뒀다. 본격적으로 K리그 입단을 타진하겠다는 각오다.
신트트라위던은 23일 이승우와의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한참 시즌이 진행되는 시기에 이례적인 행보다. 이승우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단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벤치에만 세 차례 앉았을 뿐 출전 기회는 잡지 못했다. 이번 시즌에 국한되는 상황은 아니다. 2019~2020시즌을 포함해 만으로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승우는 리그에서 총 21경기에 출전했다. 지난 시즌에는 포르투갈의 포르티모넨세로 임대 이적했지만 후반기 4경기 출전에 그쳤다. 사실상 2년 넘게 제대로 뛰지 못한 셈이다. 
신트트라위던과 시즌 도중 계약을 해지한 것도 더 이상 벨기에에서 희망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대로면 정체 기간이 워낙 길어져 선수 생명에 악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계약해지는 빠르게 뛸 수 있는 팀을 찾겠다는 의지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당장 지난 겨울 전북으로 이적한 백승호만 해도 K리그에서의 활약을 통해 국가대표로 꾸준히 뽑히고 있다. 이승우가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
소속팀이 사라진 이승우는 현재 K리그 클럽 입단을 타진하고 있다. 이승우는 이미 지난 겨울, 여름에도 K리그 이적을 추진한 바 있다. 전북 현대, 울산 현대 등과 연결되기도 했지만, 두 팀이 이승우의 기량에 회의감을 드러내면서 이적이 성사되지 않았다.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가장 밀접하게 대화를 나눈 팀은 K리그1의 수원FC다. 수원FC는 이적료가 없는 만큼 이승우의 연봉 정보는 가능한 선에서 협상할 수 있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수원FC 사정에 밝은 관계자도 "지속적으로 교감하는 것은 사실이다. 아직 어느 단계까지 왔다고 명확하게 규정할 수는 없지만 수원FC가 영입을 추진하는 것은 맞다"라고 밝혔다. 
수원은 이승우의 고향이다. 수원FC도 이승우와 인연이 깊다. 과거 조덕제 감독 시절 이승우는 비시즌 국내에 들어와 수원FC에서 훈련하기도 했다. 이때의 인연으로 구단주인 염태영 수원시장과도 연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FC도 이승우 영입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승격 첫 시즌 파이널A에 진입하며 새 역사를 쓴 수원FC는 성적은 좋지만 여전히 비인기구단에 속한다. 팬덤이 있는 이승우를 확보하면 구단의 얼굴로 활용해 화제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전술적으로도 이승우의 활용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 감독은 유연한 전술 변화를 추구하는 지도자로 이승우를 투톱의 한 자리, 혹은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윙어로도 쓸 수 있다고 본다. 2년간 제대로 뛰지 못했다는 리스크가 있지만 김 감독은 선수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승우는 수원FC 외에도 행선지를 열어놓고 있다. K리그의 또 다른 팀이 될 수도 있고, 미국 메이저리그사커, 여기에 중동 리그까지 알아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이적시장이 열리지도 않았기 때문에 이승우 입장에서는 차분하게 협상 창구를 열어놓고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는 과정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정다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