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르세라핌과 (여자)아이들이 나란히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에 처음 진입하며 4세대 걸그룹으로서 의미있는 성과를 남겼다.

지난달 17일 같은 날 컴백한 (여자)아이들과 르세라핌은 나란히 국내 음원차트 상위권을 점령한데 이어 해외 차트까지 석권하며 새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르세라핌의 미니 2집 ‘안티프래자일’(ANTIFRAGIL)과 (여자)아이들의 미니 5집 ‘아이 러브’(I love)가 5일 자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서 각각 14위, 71위에 진입했다. 이로써 이들은 데뷔 이후 첫 ‘빌보드 200’ 차트인에 성공했다.

특히 르세라핌의 이번 기록은 4세대 걸그룹 중 ‘빌보드 200’ 차트 데뷔로는 최고 성적이자 데뷔 6개월 만에 이 차트에 진입해 K팝 걸그룹 중 최단 기단 해당 차트에 진입하는 기록을 썼다. ‘빌보드 200’ 차트 외에도 ‘안티프래자일’은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에서 8위,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에서 42위, ‘빌보드 글로벌 200’에선 79위를 차지하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여자)아이들도 데뷔 4년 만에 ‘빌보드 200’에 진입했다. 지난 3월 선보인 ‘톰보이’가 메가 히트를 기록한 후 이후 컴백곡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여자)아이들은 보란 듯 자신들의 기록을 경신해나가고 있다. 타이틀곡 ‘누드’(Nxde)는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 정상과 상위권을 롱런하고 있고 빌보드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 13위,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 198위에도 올랐다.

최근 K팝 그룹들이 ‘빌보드 200’ 차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앨범 판매량을 기준으로 한 ‘빌보드 200’은 팬덤 영향력의 지표다. 이에 상대적으로 거대한 팬덤을 보유한 보이그룹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과거 소녀시대, 2NE1 등이 해당 차트에 진입한 바 있지만 방탄소년단, 슈퍼엠, 스트레이 키즈 등 보이그룹들이 ‘빌보드 200’ 정상을 연이어 차지하는 동안 걸그룹의 소식은 잠잠했다.

본격적인 균열이 시작된 건 블랙핑크부터다. 블랙핑크는 2018년 미니 1집 ‘스퀘어 업’이 ‘빌보드 200’ 40위에 진입한 것을 시작으로 2019년 미니 2집 ‘킬 디스 러브’ 24위, 2020년 정규 1집 ‘디 앨범’ 2위 등 K팝 걸그룹 신기록 행진을 이어왔다. 이후 ‘빌보드200’도 K팝 걸그룹에게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블랙핑크가 정규 2집 ‘본 핑크’로 10월 1일 자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K팝 걸그룹 역시 해당 차트 1위 자리를 차지하는 쾌거를 거뒀다.

현재 4세대 걸그룹 중 ‘빌보드 200’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팀은 에스파로, 이들은 미니 2집 ‘걸스’(Girls)로 3위를 기록했다. 그룹 있지(ITZY)도 미니 5집 ‘체크메이트’(CHECKMATE)로 8위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빌보드 200’ 차트에 4세대 K팝 걸그룹이 더 포진할 것이라 예상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아이브, 뉴진스 등 신인 걸그룹들이 데뷔와 동시에 빌보드 ‘글로벌 200’ 차트 등에서 신기록을 세우고 장기 차트인을 이어가고 있다”며 “국내외 팬덤을 쌓아가고 있는 걸그룹들이 앞으로 ‘빌보드 200’ 차트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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