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축구대표팀은 28일 카타르 도하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의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2-3 패했다. 1승 상대 가나에 패하면서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급하락했다.

아쉬운 패배였다. 잘한 선수도 있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선수도 있다. 경기가 끝나면 대중은 앞다퉈 선수를 칭찬하거나 비판한다. 일부는 주장 손흥민을 비판의 대상에 올리기도 한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서 아직 골을 넣지 못하고 있다. 유효슛도 없고 폭발적인 돌파나 시원시원한 슛도 기록하지 못했다. 분명 기대했던 모습은 아니다.

손흥민은 현재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안와골절이라는 큰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손흥민은 기적 같은 회복 속도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하지만 그의 몸 상태는 정상이 아니다. 가나전에서 헤더까지 시도할 정도로 몸을 사리지 않고 있지만 손흥민은 분명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수술 후 실전에 나서지 않았고, 마스크를 착용해 시야까지 가리니 불편함은 배가 된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고 공격까지 시도하는 고군분투를 이어가고 있다. 가나전 후 그의 얼굴에 멍이 들었다.

수비 쪽에서는 김민재의 투혼이 눈물겹다. 김민재는 오른쪽 종아리 근육에 문제가 있다. 지난 우루과이전 후 불편함을 호소했고, 결국 3일간 제대로 훈련하지 못한 채로 가나전에 임했다. 가나전을 앞두고 코칭스태프도 쉽게 투입을 결정하지 못할 정도로 김민재의 상태는 그리 좋지 않다는 후문이다. 아픈 종아리를 숨긴 채로 김민재는 최선을 다해 피지컬 좋은 가나 공격수들의 공세를 막아냈다. 참고 참고 결국 후반 막판에 벤치로 향할 만큼 강한 정신력으로 경기에 임했다.

3실점이나 해 수비수로서 책임감을 느끼겠지만 가나전 실점은 수비수들만의 실책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운이 나빴고, 우루과이전만큼의 수비 조직, 밸런스가 잡히지 않은 탓도 있다. 김민재를 비롯한 수비진에게만 손가락질을 할 수 없는 이유다.

이들을 비판할 수도, 비판해서도 안 된다. 두 사람이 없었다면 두 경기에서 벤투호는 이 정도로 우리가 원해던 우리의 축구를 구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두 사람 외에도 많은 선수들이 부상을 안고 월드컵에 임하고 있다. 살인적인 일정을 마친 후 월드컵에 들어간 K리거들이 있고, 유럽에서 시즌을 보내다 부상을 당한 선수들도 있다. 이들 중 그 누구도 대충 뛰지 않는다.

이제 대표팀은 포르투갈과의 최종전을 남겨놓고 있다. 반드시 승리해야 기적처럼 16강에 갈 가능성이 열린다. 이를 위해서는 단합된 힘과 조직의 단결이 필요하다. 1대1로 승부할 수 없는 만큼 팀으로 싸워야 한다. 외부에서도 비판과 비난보다 응원과 격려를 해줘야 대표팀도 힘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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