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으로 하차한 배우 김새론을 대신해 ‘트롤리’에 투입된 정수빈이 “누되지 않게 노력했다”며 작품에 대한 진심을 강조했다. 그의 진정성이 안방까지 왜곡없이 전달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SBS 새 월화드라마 ‘트롤리’(류보리 극본·김문교 연출)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배우 김현주, 박희순, 김무열, 정수빈, 김문교 PD가 참석했다.

‘트롤리’는 과거를 숨긴 채 조용히 살던 국회의원 아내의 비밀이 세상에 밝혀지면서 부부가 마주하게 되는 딜레마와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딜레마 멜로다.

김문교 PD는 작품에 대해 “부부의 일상에 큰 사건이 닥치고, 그 사건의 여파로 숨겨왔던 비밀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여러 사람들이 엮인다. 무엇이 정답인지 모르는 선택의 순간을 마주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또한 김 PD는 “신나고 즐거운 이야기는 아니다. 그런 이야기도 너무 좋지만 세상에 이렇게 아파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리기도 하고, 더 나아가 같이 아파하고 서로 위로가 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트롤리’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트롤리 딜레마’와 연결되는 작품이다. 트롤리 딜레마는 인부 다섯 명이 선로 위에서 일하고 있는 가운데 고장난 기차가 달려온다면 그 기차의 방향을 바꿔 인부 다섯 명을 살릴지, 옆 선로에 일하고 있는 인부 한 명을 살릴지 묻는 문제다.

이와 관련해, 김 PD는 “드라마에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시키는 게 옳은가’를 묻는 상황이 많이 나온다. 그 작은 것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가치일 수도 있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많은 분들에게 공유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트롤리’의 주역은 믿고 보는 배우 김현주, 박희순, 김무열이다. 극 중 김현주와 박희순은 부부로 합을 맞추고, 박희순과 김무열은 각각 국회의원과 보좌관으로 호흡한다. 이들의 시너지는 어떨지 일찌감치 관심을 모았다.

책 수선가이자 변호사 출신 재선 국회의원 남중도(박희순 분)의 아내 김혜주 역을 맡은 김현주는 “대본을 읽었을 때 첫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제가 잘할 수 있고 해보지 않았던 역할이었으면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미스터리한 소설을 읽는 느낌을 받았다. 걸리는 부분 없이 매끄럽게 읽히는데 안개가 낀 것 같았다. 그 안개를 헤쳐나가고 싶은 욕망이 들더라”며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또한 김현주는 박희순과 부부로 함께하게 된 소감으로 “작품은 처음이지만 오래 알고 지낸 느낌이 있다. 낯설고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처음부터 많이 이야기했다. 서로 제일 많이 한 말이 ‘괜찮아?’였다”고 말했다. 이에 박희순은 “‘국물이 끝내줘요’ 때부터 팬이었다”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깊은 분이더라”고 화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무열은 남중도의 수석 보좌관 장우재를 연기한다. 영화 ‘정직한 후보’에 이어 또 보좌관 캐릭터를 맡은 그는 차별점을 묻는 말에 “남중도 의원과 수평적인 관계에 있다. 남들이 못할 말들을 의원님께 감히 서슴없이 할 수 있는 인물이다.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강하고, 남중도 의원에 대한 믿음도 강하다”고 답했다.
정수빈은 전혀 다른 세상에서 찾아든 불청객 김수빈으로 분한다. 당초 김수빈은 배우 김새론이 연기할 계획이었으나, 김새론이 음주운전으로 하차하면서 급히 투입된 정수빈이 대신하게 됐다.

김문교 PD는 오디션을 통해 발탁한 정수빈을 두고 “평소에 굉장히 조용하고 얌전한데 그 안에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계신 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 오디션을 봤을 때 (정수빈이 연기한 수빈이)저희가 생각하는 수빈이와 다른 수빈이었다. 그런데 되게 설득력 있어서 기억에 많이 남았다”고 귀띔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정수빈은 “가장 늦게 합류하게 됐는데 너무나도 좋은 선배님들을 만났다. 이보다 좋은 현장이 있을까 싶었다. 스태프분들도 최고였다. 함께하는 동안 행복했다”며 “진심을 전하고자 노력했다. 그 진심이 많은 분들을 울릴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어 “(김)현주 선배님은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았다. 큰 서사가 있는 극인데 ‘저렇게 연주를 멋지게 해내는 분이구나’라고 감탄했다. 배우로서 존경하고 사람으로도 좋은 분이셨다. 박휘순 선배님은 왜 ‘지천명섹시’ 수식어가 붙었는지 알겠더라. 모니터 뒤에서 숨 죽이면서 지켜보는데 ‘어떻게 저런 목소리를 구사하시지’ 했다. 팬처럼 바라봤다. 김무열 선배님은 차 안에서 촬영을 하다가 저도 모르게 ‘눈빛이 너무 멋지십니다’ 했다. 눈 안에 담긴 힘이 엄청난 분이라고 느꼈다”며 현장에서 느꼈던 행복감을 생생히 전달했다.

끝으로 김무열은 “시청자분들께 소중한 시간이 되면 좋겠다. ‘트롤리 딜레마’를 관통하는 작품이지 않나. 앞으로도 제가 많은 갈림길에 놓이겠구나 생각했다. 여러분들에게도 ‘트롤리’가 더 깊고 넓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바랐고, 정수빈은 “정말 좋은 선배님들이 진심을 담고자 노력한 작품이다. 저 또한 누되지 않게 진심으로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그 마음이 전달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롤리’는 오는 19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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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