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년만에 휴전이 깨졌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엑소 첸백시(첸, 백현, 시우민)가 결국 법정에서 맞붙는다. 양측의 싸움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올 연말 예정된 엑소 완전체 컴백 역시 불투명해지고 있다.

SM은 지난 12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 첸백시 멤버 첸, 백현, 시우민을 상대로 계약 이행 청구의 소를 냈다. 이는 첸백시 소속사 아이앤비100이 지난 10일 열린 긴급기자회견에서 “SM이 구두로 약속한 유통수수료율 5.5%를 보장하지 않은 만큼 첸백시 역시 개인 매출의 10%를 지급하지 않겠다”고 주장한 것에 따른 대응이다.

SM은 소장에서 합의서 이행을 청구하는 것과 더불어 아이앤비100측이 지난 6개월 동안 첸백시 측이 IP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추가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2012년 SM 소속 그룹 엑소로 데뷔한 첸, 백현, 시우민은 지난 2022년 12월 SM과 재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재계약 6개월만인 지난해 6월 SM의 정산 자료 미제공 등을 이유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하는 등 회사와 갈등을 빚었다. 당시 SM은 ‘템퍼링’ 의혹까지 제기하는 등 첸백시를 강하게 압박했다.

이후 양측은 원만한 합의를 마쳤다. 첸백시는 독립 레이블 ‘아이앤비100’을 설립하며 개별활동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기자회견으로 양측의 휴전은 1년만에 깨져버렸다. SM과 아이앤비100, 양측 모두 한치의 양보없이 팽팽한 입장 차를 보이면서 결국 법원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게 됐다. 아이앤비100 측은 “정산금청구소송을 제기하겠다. 또 전속계약의 불공정성에 대하여 공정위 제소를 통해 정당한 법의 판단을 받겠다”며 맞소송을 예고했다.

첨예하게 갈린 입장 차에도 양측은 엑소 완전체 활동에 대해서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엑소는 연말 앨범 발표를 비롯한 활동을 위해 올초부터 논의를 진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아이앤비100 역시 기자회견에서 앞으로도 엑소 활동은 SM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엑소는 지난해 7월 정규 7집 ‘엑지스트’로 통산 7번째 밀리언셀러에 등극했고 지난 4월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단독 팬미팅 ‘2024 엑소 팬미팅 : 원’을 개최했다. 디오(도경수)까지 1인 기획사 컴퍼니수수를 설립하는 등 멤버들이 모두 뿔뿔이 흩어졌지만 리더 수호를 중심으로 서로에 대한 끈끈한 애정을 드러내 왔다. 현재 군 복무 중인 카이와 세훈은 내년 전역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분쟁이 법정으로 향하면서 올 연말 예정된 완전체 앨범이 무사히 발매될지 미지수다. SM은 “앨범 계획 변경에 대한 추가 논의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SM이 먼저 소를 제기하며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태라 첸백시와 함께하는 엑소 활동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최근 가요계에 유행처럼 번진 ‘따로 또같이’ 전략에 대한 새로운 사례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엑소를 비롯, 블랙핑크, 슈퍼주니어, 샤이니 등 K팝 2세대, 3세대를 이끈 가수들이 표준계약서상 7년의 계약기간을 마친 뒤 개인 회사를 차려 ‘개별활동’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첸백시의 경우 SM과 전속계약 상태에서 회사와 갈등을 빚고 개인 회사를 차린 터라 ‘개인 매출 10% 지급’ 정당성에 대한 법률해석이 향후 K팝 업계에 선례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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