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파베이 2년 최대 425억 공식계약
주전 공백에 선택… 등번호 '7' 계속
4월말 ~ 5월초 복귀 WS 우승 도전
유니폼 넘버는 7번으로 변함없다. 진지한 표정도 여전하다. 유니폼만 노란색이 가미된 핀스트라이프가 아닌 딥블루 위주로 바뀌었다. 탬파베이와 2년 최대 3100만달러(약 425억원)에 계약을 맺은 김하성(29)이 팬들에게 인사했다.
김하성은 3일 탬파베이 구단과 계약을 공식발표한 직후 화상 인터뷰를 했다. 올시즌 325타석 이상 들어가면 200만달러를 보너스로 받고, 시즌 후 본인이 원하면 프리에이전트(FA) 권리를 얻을 수 있는 옵트아웃이 포함된 조건에 계약했다.
김하성은 "탬파베이에서 계약을 제시했고, 어려움 없이 선택했다. 좋은 팀에 합류하게 돼 영광이고, 부상이 있는데도 좋은 계약을 해준 구단에 고맙다. 열심히 준비해서 월드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팀내 최고 연봉자(1300만달러)로 등극한 김하성은 여전히 재활 중이다. 복귀 시기가 궁금할 수밖에 없을 터. 그는 "검사 결과 팔 상태가 정말 좋다더라. 재활 일정도 순조롭게 하고 있다. 공도 던지고 타격도 하고 있다. 구단과 상의해 최대한 빠르게 복귀하고 싶다. 4월말에서 5월초면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김하성의 바람대로 '4말5초'에 그라운드로 돌아오면 200만달러 보너스도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다. 사실상 'FA 재수'를 선택한 만큼 공수주에서 제 기량을 찾는 게 중요하다. 더구나 탬파베이는 주전 유격수 공백 상태다. 김하성이 탬파베이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유격수는 한국에서부터 소화한, 가장 편한 자리다. 내 야구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포지션"이라는 말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유격수'의 상징과도 같은 유니폼 넘버 7번을 유지한 것도 같은 이유. 그는 "한국에서부터 계속 7번을 달고 뛰었다. 내게 큰 의미가 있는, 잘 어울리는 번호"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유격수로 성공적인 재활시즌을 치르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불의의 부상에도 몸을 아낄 생각이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매 경기 승리하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팬들께서도 좋게 봐주셨다. 허슬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이 플레이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술 후 재활하고, 새 팀을 찾는 동안 반가운 소식도 들렸다. 어깨를 다쳤던 이정후(샌프란시스코)가 성공적으로 재활을 마쳤고, 팀 후배였던 김혜성도 LA다저스에 입단했다. 김하성은 "(김)혜성이가 계약한 건 축하할 일이다. 연락은 항상 하고 있는데, 안다쳤으면 좋겠다. 경기는 본인들이 하는 거니까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덕담했다.
탬파베이는 이날 김하성을 40인 로스터에 등록하고, 투수 브랜던 아이저트를 방출대기했다. 김하성 영입에 공을 들인 에릭 니엔더 야구부문 사장은 "우리는 김하성에게 일찍부터 관심을 보였다. 재활과 회복을 거쳐 우리 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확신해 이 자리에 함께했다"고 강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그는 "개막전은 함께하지 못하지만,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빠른 복귀를 독려했다.
장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