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공영방송 BBC, 혹평 동참
30대 중반 나이, 에이징 커브 우려

공격 포인트 줄었지만 정확한 패스로 골 '기점' 맡아
경기장 안팎에선 주장이자 정신적 지주
어려운 상황서 제 몫

영국 현지의 쏟아지는 '평가절하'에도 손흥민(33.토트넘)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다.
손흥민은 이번시즌 영국 현지에서 꾸준히 혹평 받고 있다. 혹평에 영국 공영방송 BBC도 동참했다. BBC 니자르 킨셀라 기자는 11일(한국시간) "손흥민은 더 이상 토트넘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아닌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손흥민은 겉으로 보기에도 이전만큼 날카롭거나, 빠르지 않아 보인다.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나 슛을 위한 볼 터치에서도 날카로움이 사라졌다"며 "예전만큼 스피드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경기에서 그가 넣은 골은 본머스전 페널티킥 득점이 전부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필수적인 선수라고 보긴 어려워졌다"고 비판했다.
현지에서는 손흥민의 '에이징 커브'를 우려한다. 1992년생으로 30대 중반으로 접어든다. 손흥민이 이번시즌 공격 포인트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건 사실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7골9도움을 기록 중이다. 전 대회를 통틀어서는 11골11도움이다.
손흥민은 지난시즌 리그에서만 17골(10도움)을 넣었다. 그가 리그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건 2015~2016시즌이 마지막이다.
그러나 그는 EPL 개인 통산 4번째 10(골)-10(도움) 달성에 3골1도움을 남겨뒀다. EPL에서 4차례 이상 10-10을 기록한 건 모하메드 살라(6회.리버풀) 웨인 루니(5회) 에릭 칸토나, 프랭크 램파드(이상 4회) 등 단 4명뿐이다. 이전시즌보다는 아쉬운 공격 포인트 생산이지만, 평가절하할 만큼은 또 아니다.
손흥민은 공격 포인트가 아니더라도 팀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는 6일 리그 사우샘프턴(3-1 승)전에도 브레넌 존슨의 선제골에 '기점' 역할을 했다. 프랑크푸르트(독일)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차전에서도 정확한 패스로 동점골에 기점을 맡았다.
자신을 향한 상대의 집중 견제를 활용, 동료들의 기회를 잘 살리는 모습이다. 엔제 포스테코 글루 감독이 시행하는 로테이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손흥민은 사우샘프턴전에서 57분, 프랑크푸르트전에는 80분만 뛰었다. 그는 최근 8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건 단 한 차례에 불과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여전히 손흥민에게 굳건한 신뢰를 보낸다. 그는 "손흥민은 경기장 안팎에서 팀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팀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팀에 아주 중요한 선수고, 경기장 안팎에서 리더 역할을 하면서 다른 선수들의 성장도 돕고 있다"며 중심을 잡아주는 손흥민의 역할에 만족감을 표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말대로 손흥민은 토트넘 '주장'으로 경기장 밖에서도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과 독려도 아낌없이 보내고 있다. 실제 파페 사르, 루카스 베리발 등이 손흥민을 따른다. 그만큼 손흥민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제 역할을 충분히 다하고 있다.

런던 | 고건우통신원·박준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