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1골 2도움  
부앙가는 해트트릭  
솔트레이크전 대승 합작  
이타적 플레이로 호흡  
토트넘 시절 케인에 이어  
LAFC 새 영혼의 단짝  
감독 "MLS에 강렬함 선사"

손흥민(33.LAFC)이 미국에서 새로운 '영혼의 파트너'를 만났다. 가봉 국가대표 드니 부앙가다. 손흥민과 부앙가는 21일  LA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알 솔트레이크와 2025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홈 경기에 나란히 선발 출전해 팀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1골 2도움, 부앙가는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팀이 0-1로 뒤진 가운데 손흥민과 부앙가의 콤비 플레이가 분위기를 바꿨다. 전반 추가시간 1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부앙가를 향해 정확한 공간 패스를 내줬다. 순식간에 부앙가는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 놓였고 여유롭게 슛을 시도해 동점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추가시간 3분 역전골을 책임졌다. 아크서클 왼쪽에서 공을 잡은 뒤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문 구석을 갈랐다. 골키퍼가 몸을 던졌지만 슛이 강하고 코스가 워낙 좋아 막을 수 없었다.
손흥민은 후반 27분 부앙가의 추가골에도 관여했다. 미드필드 중앙 지역에서 공을 받은 그는 옆에 있던 앤드류 모런에게 리턴 패스를 내줬다. 모런이 부앙가에게 공간 패스를 연결했다. 부앙가가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3-1을 만들었다. 손흥민과 모런, 부앙가의 삼자 패스가 만든 환상적인 골이다. MLS에서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처럼 득점 직전 패스뿐 아니라 그전에 연결한 결정적인 패스도 '공식 어시스트'로 간주한다. 덕분에 손흥민은 도움 하나를 추가했다. 손흥민이 후반 39분 교체돼 벤치로 향한 가운데 부앙가는 후반 41분 쐐기골까지 터뜨리며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손흥민은 미국 무대 진출 후 치른 7경기에서 6골 3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3경기에서는 5골을 터뜨리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출신다운 퍼포먼스를 뽐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부앙가다. 두 선수는 연일 뛰어난 호흡을 자랑하며 LAFC의 고공 행진을 이끌고 있다. 직전 경기에서 손흥민이 해트트릭을 완성할 때 골 욕심을 부리지 않고 패스를 내준 게 부앙가다. 직접 해결할 수 있었지만 손흥민의 세 번째 골을 돕기 위해 양보했다. 손흥민의 해트트릭을 도운 부앙가는 이번 경기에서 세 골을 넣으며 보상받은 셈이다.
1994년생으로 손흥민과 두 살 터울인 부앙가는 프랑스 태생 가봉 국가대표 공격수로 A매치 49경기에 출전해 16골을 넣은 능력 있는 자원이다. 프랑스 리그1의 로리앙, 스트라스부르, 생테티엔 등에서 활약하다가 2022년 LAFC에 입단했다. 2023년과 지난해 나란히 리그 20골을 터뜨릴 정도로 득점력이 뛰어나다. 이날 해트트릭으로 22골을 만든 부앙가는 MLS 최초로 세 시즌 연속 20골 이상 넣은 선수가 됐다. 지금은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 득점왕 경쟁을 하고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 시절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 적이 있다. '손케 듀오'라 불리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호령했다. 두 선수가 8시즌간 합작한 골만 해도 무려 47골에 달한다.
손흥민은 미국에서 새로운 파트너를 만났다. 국내에서는 두 선수의 이름 한 글자씩을 따 '흥부 듀오'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서로에게 '귀인'인 셈이다. LAFC 수장인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도 경기 직후 '흥부 듀오'를 극찬했다. 그는 "공격수가 손흥민, 부앙가처럼 득점한다면 수비수는 100분 이상도 충분히 뛸 수 있을 것"이라며 "손흥민은 우리 팀과 MLS에 강렬함과 우수함을 안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다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