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의 탈을 쓴 절대악이다.

배우 이이경을 곤경으로 몰아세운 A씨가 그렇다. 장난의 범주를 넘어섰다. 심각한 폭력이다. 자칫 한 배우와 그 주변 모두를 지옥으로 몰아넣는 행위이기도 하다. “장난이었다”고 넘기기엔 문제가 너무 심각하다. 무식은 용납해도 무지는 법의 심판대에 오를 필요가 있다.

아무리 대중의 조롱을 받는 것이 숙명인 연예인이라고 해도, 없는 사실을 마치 있었던 것처럼 둔갑하는 건 허용해선 안 된다. 연예인은 걸어다니는 중소기업이라 불릴 정도로 다른 직장인보다 부가 가치가 높다. 이이경의 이미지에 상처가 남는 것은, 이이경 개인의 아픔을 넘어 그와 함께 파트너십을 맺은 소속사나 대중문화 관련 관계자들 모두에게 영향을 끼친다. 산업적으로 큰 손실인 셈이다.

뒤늦게 “AI를 활용한 장난”이라고 진실을 남겼다. 이조차도 커뮤니티에서 조작 논란이 일어나면서 압박감을 느끼고 사실을 토로한 모양새다. 지난 21일 폭로 직후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시간 표시나 SNS의 상태가 실제와 다르다는 지적이 있었다. 사과조차 진정성에 의심이 간다.

이이경과 소속사는 상처가 깊다. A씨의 악의적 허위 조작은 곧바로 불필요한 ‘진영 논리’와 ‘성별 갈등’을 자극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이이경을 2차 가해의 희생자로 만들며, 아무런 잘못이 없는 배우에게 돌이킬 수 없는 흠집을 남겼다. 이미지가 생명인 연예인에게 이러한 피해는 수치화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소속사 상영이엔티는 조심스럽다. 너무 큰 문제라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지도 난감하다. A씨의 행위가 단순 루머를 넘어 불필요한 ‘진영 논리’를 형성해버렸기 때문이다. 법적 대응을 강력하게 하고 싶어도, 여론의 오해와 추가적인 소모전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허위 사실의 피해자는 ‘처절한 약자’의 포지션만 잡게 된다.

심리학에서는 ‘수면자 효과’라는 게 있다. 메신저는 사라지고 메시지만 남는 효과를 일컫는 용어다. 신뢰가 가지 않는 사람이 한 말일지라도 메시지는 그대로 남는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도 이이경이 하지 않은 말이 이이경을 둘러쌀 가능성이 있다. A씨가 한 짓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어마어마한 큰 피해를 남기는지 예단할 수 없다.

AI로 인해 범죄는 점점 교묘해지고 있다. 자칫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에 이미지가 추락할 수 있는 연예인이라 그 어떤 무례에도 참고 웃음으로 대하는 경우가 많다. 기술의 발전을 활용한 A씨 같은 몰지각한 사람들 때문에 연예인은 더욱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적어도 허위 사실과 AI를 악용하는 악의적 사례에 대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 피해액을 상회하는 금전적 처벌을 배상하는 법적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연예인과 함께 파트너십을 하는 입장에서, 너무 쫓기는 느낌이고 불안하다. 조금만 잘못해도 비난받는 상황에 악의적인 허위 사실 유포는 아티스트에게 너무 큰 타격이다. 아무일 없이 지나간다고 해도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남을 수 있다”며 “처벌은 너무 솜방망이다. 피해액에 비해 너무 약한 처벌만 있다. 전반적인 변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