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욱(28·대전시청)이 파리를 자신의 독무대로 만들었다.

오상욱과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박상원(대전시청), 도경동(국군체육부대)은 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브르 남자 단체전 결승 헝가리전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45-40 승리 및 금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오상욱은 사브르 개인전에 이어 단체전에서도 우승하며 한국 선수단 첫 2관왕에 올랐다. 3년 전 도쿄 대회에 이어 단체전 2연패에도 성공했다. 한국 펜싱 역사상 처음으로 2관왕에 오른 선수에 등극하기도 했다.

오상욱은 압도적인 기량으로 한국의 단체전 금메달을 이끌었다. 8강 캐나다전에서 제 몫을 했고, 4강 프랑스전 첫 번째 릴레이에서는 2-5로 시작해 10-7로 역전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초반 주도권을 내주며 자칫 흔들릴 뻔한 상황에서 오상욱이 중심을 압아 한국은 반등할 수 있었다. 경기를 마무리한 선수도 오상욱이었다.

결승에서도 오상욱은 9바우트의 마지막 주자로 나서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상대의 거침없는 추격에 진땀을 흘리기도 했지만, 지키는 역할을 잘 해내며 금메달을 안겼다.

이날 경기 최고의 스타도 오상욱이었다. 오상욱이 등장하거나 화면에 잡힐 때마다 그랑 팔레에 자리한 수많은 관중이 환호했다.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 압도적 실력을 선보이는 오상욱은 이번 대회를 통해 확실한 펜싱 스타로 도약했다.

오상욱은 지난 28일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 중 가장 먼저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 우승을 통해 그랜드슬램에도 성공했다. 그랜드슬램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을 석권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2019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과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2019년 지바·2024년 쿠웨이트시티 아시아선수권 개인전을 제패한 적이 있다. 3년 전 도쿄에서 개인전 8강 탈락한 아쉬움을 완전히 털어버렸다.

불과 얼마 전까지 오상욱은 슬럼프에 시달렸다. 올해 1월 당한 손목 부상으로 애를 먹었다. 고질적인 발목 부상까지 겹치면서 5월 서울 그랑프리 8강에서 탈락하며 마음고생을 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해 불안감도 커졌다. 그러나 오상욱은 지난 6월 아시아선수권대회를 통해 다시 비상하며 우승을 통해 공기를 전환했다. 덕분에 자신감을 안고 파리에 왔다.

개인전에서 적수 없는 기량으로 정상에 선 오상욱은 단체전 금메달 획득을 통해 파리를 자신의 독무대로 만들었다. 1996년생인 그는 아직 28세다. 오상욱의 펜싱은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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