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효진.오예진 등 2000년대생 올림픽 돌풍
프로무대선 축구 양민혁-야구 김도영 두각
겁 없이, 적극적, 자신 있게 도전해 새 역사
겁없이, 적극적으로, 자신있게!
뜀박질에 거침이 없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원하는 것을 스스로 찾아 이뤄낼 때까지 무섭게 매진한다. 노력만 하는게 아니다. 즐기기까지 한다.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면 적극적으로 여러 시도를 하고 주변 조언도 스스로 찾아 나선다. 이미 좋은 기록을 세웠는데, 포부도 원대하다. 당차고 무서운 청춘이다.
2000년대생들이 스포츠 '최연소' 역사를 새로 써내려가고 있다. 기성세대와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
인터뷰만 봐도 통통 튄다. 2024 파리올림픽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금메달을 따며 한국 역대 하계 올림픽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된 반효진(17)은 메달을 딴 뒤 '운세' 얘기를 꺼냈다. 그는 "경기 전 운세를 보자마자 '나의 날이구나' 싶을 정도로 좋았다. '모두가 나를 인정하게 될 날'이라고 쓰여있더라"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귀국하면 마라탕을 먹고 싶다"며 활짝 웃은 이는 다름 아닌 파리 올림픽 여자 10m 공기권총 금메달리스트 오예진(19)이다.
긴장되는 순간을 즐길 줄도 안다. 올림픽에서 12년 만에 탁구 메달을 안긴 '삐약이' 신유빈(20)은 경기 내내 유쾌함을 잃지 않고 에너지를 발산했다. 신유빈은 공격에 성공할 때마다 큰 소리로 포효하며 기를 불어넣었다. 2020 도쿄 대회에 이어 또한번 금메달을 목에 걸은 김제덕(20) 역시 파이팅이 넘친다. 이번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8강전에서 특유의 파이팅을 외치다가 심판에게 경고를 받았을 정도다.
'스타'의 중요한 자질인 자신감도 넘친다. 반효진은 "원래 성격이 좀 당차고 자신감 넘친다. 슛오프 한 발이 남아 있어 '하늘이 금메달 따내라고 만들어준 기회구나' 싶었다. 내 이름을 남기려고 더 독하게 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반효진의 "1~2년 반짝하고 없어지는 선수가 아니라 더 성장하고 예상치 못할만큼 엄청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크게 외쳤다.
젊은 '체육인'의 기개는 프로스포츠에서도 빛난다. K리그 최연소 득점자이자 최근 영국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입단을 확정한 양민혁(18) 역시 "나는 매우 저돌적"이라며 "1대1 능력과 빠른 스피드를 가지고 있다. 마무리 능력도 좋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토트넘 데뷔전을 국내에서 치렀는데, 이미 '포스트 손흥민'으로 팬의 큰 기대를 받고 있다.
KBO리그 최연소 두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한 두산 김택연(19)도 마찬가지다. 김택연은 마무리라는 보직을 맡고나서 호투 비결로 "책임감은 물론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그래도 마운드 위에서만큼은 자신 있게 투구하려 한다"고 했다.
KBO리그 역사상 첫 월간 10홈런-10도루를 기록한데 이어 역대 9번째 30홈런-30도루를 노리는 KIA 김도영(21)은 수비 실책이 많아 다른 팀 3루수 선배들을 찾아다녔다. 선배들의 글러브도 껴보며 적극적으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자기 일은 스스로 하는'게 몸에 뱄다.
프로당구에서도 최연소 선수 김영원(16)이 올시즌 개막전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드러내는 등 '밀레이엄 키즈'가 세계 스포츠계를 접수(?)하고 있다. 영건들의 맹활약. 올림픽이 선물한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황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