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여자 단식 메달 도전은 실패했지만 '삐약이' 신유빈(20ㄱ대한항공)의 미래는 밝다.
신유빈은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의 하야타 히나(세계랭킹 5위)에게 세트 스코어 2-4(11-9 11-13 10-12 7-11 12-10 7-11)로 패했다. 6게임 중 3게임이 듀스까지 향하는 접전이었다. 1세트를 먼저 따내고 포효했던 신유빈은 끝내 하야타를 넘어서지 못했다. 하야타와 상대 전적에서 5전패의 열세를 이어갔다. 여자 단식 메달은 불발됐지만, 신유빈과 한국 여자 탁구에는 의미 있는 발걸음이다. 한국 탁구가 올림픽 단식에서 4강 진출에 성공한 건 2004 아테네 대회 때 김경아(동메달)와 유승민(금메달) 이후 무려 20년 만이다. 여자 단식에서 메달을 딴 건 1992 바르셀로나 대회 현정화(동메달)와 김경아뿐이다. 신유빈은 처음 출전한 도쿄 대회에서는 단식 32강에서 두호이켐(47위ㄱ홍콩)에게 패해 조기 탈락했다. 도쿄 대회 이후 3년이 흐른 이번 대회에서 급격한 성장을 이뤄낸 셈이다. 4강에서 만난 천멍(중국)과도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신유빈은 여자 탁구의 미래다. 2004년생이라 이제 20살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세계 무대에서 결과를 내고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 복식에서 전지희(미래에셋)와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 대회에서도 혼합 복식에서 임종훈(한국거래소)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엇보다 한국 탁구가 올림픽에서 메달리스트를 배출한 건, 2012년 런던 대회 남자 단체전 은메달 이후 12년 만이다. 신유빈은 동메달 획득에 실패한 뒤 하야타에게 축하를 보냈지만, 흐르는 눈물과 아쉬움은 감추지 못했다. 그는 경기 후 "나를 이긴 상대들은 오랜 기간 열심히 묵묵히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인정하고, 배울 점은 또 배워야 한다. 나도 오랜 기간 묵묵히 훈련하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아쉽지만 이게 나의 최선이고,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게 레벨이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 돼야 더 좋은 탁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한편 신유빈은 단식 메달 확보 실패를 아픔을 딛고 5일부터 시작하는 여자 단체전에 출격한다.
박준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