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림픽 76년 역사의 분기점이 오고 있다.
한국은 현지 시각 7일 일정을 마무리한 시점에 금메달 12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로 전체 6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날 태권도 남자 58㎏급의 박태준(경희대)이 금메달을 추가하면서 영국,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제 금메달 딱 하나만 추가하면 2008 베이징올림픽, 2012년 런던 대회와 함께 최다 금메달을 기록하게 된다. 2개를 더하면 역대 최다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다. ‘마의 13개’를 넘는다면 한국 올림픽 역사를 새로 쓰는 역대 최고의 대회로 남는다. 현재 27개의 메달을 얻은 상황에서 1988 서울올림픽에서 획득한 메달 33개 기록을 초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이지만, 금메달 추가 획득은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태권도 1번 주자 박태준이 스타트를 잘 끊었다. 8일부터 10일까지 연이어 경기가 열린다. 한국시간으로는 9~11일 새벽에 금메달이 나올 수 있다. 57㎏급에 출전하는 김유진, 남자 80㎏급에 나서는 서건우, 여자 67kg초과급에 출전하는 이다빈까지도 금메달을 노릴 만하다. 종주국의 자존심을 걸고 메달에 도전하는 만큼 태권도에서 다시 한번 금맥이 터지는 것을 기대할 만하다. 과거 ‘효자 종목’이었던 태권도가 선전한다면 금메달 13개 초과도 꿈은 아니다.
육상 높이뛰기의 우상혁(용인시청)도 금메달을 바라보고 11일 오전 2시 시작하는 결선에 나선다. 우상혁은 예선에서 공동 3위에 올랐다. 점프 컨디션이 좋은 상황에서 우상혁은 “애국가를 울려 보겠다”라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근대5종에서도 깜짝 금메달을 노린다. 근대5종은 승마, 펜싱, 수영, 레이저런(육상+사격)까지 5가지를 결합한 종목이다. 3년 전 도쿄 대회에서 전웅태(광주광역시청)가 동메달을 따냈다. 전웅태는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따냈다. 서창완(국군체육부대), 여자부 성승민(한국체대)과 김선우(경기도청)와 함께 출전한다. 성승민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경험도 있다.
역도에서도 메달을 노린다. 여자 81㎏ 이상급의 박혜정(고양시청)이 11일 경기에 출전한다. ‘포스트 장미란’으로 불리는 박혜정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우승했다. 이 부문 최강자 리원원(중국)이 불참하긴 했지만, 박혜정은 지난 1년여간 크게 성장했다. 은메달 획득은 충분히 가능하다. 리원원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지만 포디움 위에 설 확률은 매우 높다.
대회 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금메달 5개를 목표로 잡았다. 도쿄 대회와 비교하면 반토막 난 선수단 규모에 엘리트 체육의 양과 질이 모두 하락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우려와 달리 한국은 사격, 양궁, 펜싱, 배드민턴 등 다양한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10위 내 진입을 기대하고 있다. ‘금빛 주말’로 물든다면, 한국의 올림픽 역사는 새로운 페이지를 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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