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항 거듭하는 축구협회장 선거
법원 선거 금지 가처분 인용 이어
허정무.신문선 후보 주장도 제동
선운위-선거인단 구성 논란 없애야
전보다 투명하지 않으면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종로구선거관리위원회는 "우리 위원회는 3월 5일 최초 실시되는 전국 동시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 관리 업무가 진행 중임에 따라 일정상 임의위탁 선거를 관리하기 어렵다"라는 결정을 전달했다.
선관위는 "우리 위원회가 위탁ㄱ관리하더라도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상 임의위탁 선거는 위탁단체인 대한축구협회와 위원회의 선거사무를 구분해 관리하게 돼 있어 현 단계에서 우리 위원회가 해당 선거를 전반적으로 총괄 위탁ㄱ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므로 같은 법 제9조(임의위탁선거의위탁관리 결정ㄱ통지)에 따라 해당 선거를 미수탁한다"라고 설명했다.
축구협회는 지난 8일 중앙선관위에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 관리를 위탁해 진행해 줄 수 있는지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애초 지난 8일로 예정됐던 협회장 선거 일정은 7일 법원이 허정무 후보 측이 낸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면서 전면 중지됐다.
축구협회의 선거 투명성을 의심한 신문선, 허 후보 측에서는 공정한 선거를 위해 중앙선관위에 위탁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축구협회는 중앙선관위에 이 방식이 가능한지 검토를 의뢰했지만 무산됐다. 신 후보, 허 후보가 중앙선관위 위탁을 강력하게 주장한 가장 큰 근거는 선거운영위원회를 향한 의구심에 있다.
선거인단의 규모도 문제였지만, 위원회 명단에도 큰 문제의식을 드러낸 바 있다. 8명의 위원 중 현직 변호사는 5명이었다.
사내 변호사를 제외하면 나머지 변호사가 4명인데 그 중 3명이 건설, 부동산 전문이었다.
정몽규 후보가 건설사인 현대산업개발 회장인 것을 고려하면 문제의식을 제기할 만하다. 게다가 축구협회는 운영위원을 꽁꽁 숨겨 세상에 알리지 않아 더 큰 의심을 샀다.
중앙선관위가 위탁을 거절하면서 선거는 축구협회에서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일이 됐다. 신 후보, 허 후보도 더 이상 축구협회의 선거 운영에 반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그래서 더 공정성, 투명성이 중요해졌다. 법원이 한 번 제동을 걸었던 만큼 선거운영위와 선거인단 구성 과정에서 문제가 될 만한 소지를 최대한 없애야 한다.
특정 후보에게 유리해 보이는 구성은 또다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게 분명하다.
선거인단도 법원이 요구한 대로 규정에 맞게 갖춰야 한다. 모두가 인정하고 받아들일 만한 과정으로 선거 절차를 밟아야 파행을 막을 수 있다. 축구협회장 선거는 예상보다 한 달 이상 미뤄지게 됐다.
축구협회는 이달 중으로 선거운영위원회를 꾸린 뒤 2월 초 이사회 승인을 거쳐 선거 업무에 착수할 예정이다.
축구협회장 공백이 길어지면 조직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축구협회의 공정 선거가 파행을 피할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정다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