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당했다는 의혹이 나온 가운데, 고인의 유족이 가해자로 지목한 MBC 기상캐스터들의 측근에게도 도를 넘는 악플 세례를 받고 있다.
MBC 기상캐스터로 활동하던 故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사망 당시에는 구체적 배경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뒤늦게 고인의 휴대폰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원고지 17자 분량의 유서가 발견되며 논란이 일었다.
유족 측은 지난달 고인의 직장 동료 2명을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MBC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고인 사망 4개월이 지나서야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경찰도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민원을 확인하고 내사에 착수했다.
이러한 가운데, MBC 기상캐스터 박하명, 김가영, 최아리, 이현승이 참여한 단톡방의 내용이 공개되자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단톡방에는 “완전 미친 X이다“, ”피해자 코스프레. 우리가 피해자“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적으로 해명이나 고인을 향한 추모 혹은 사과를 하지 않자 이들의 측근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지난 5일 트로트 가수 최현상 SNS에는 오요안나를 직장 내에서 괴롭힌 가해자라는 의혹이 불거진 아내 이현승을 비난하는 댓글이 다수 달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살인자 남편 얼굴 확인”, “어떻게 한집에서 같이 사냐” 등 수위 높은 비난을 이어갔다.
같은날 방송인 장성규 역시 자신의 가족에게까지 쏟아진 입에 차마 담기 힘든 악플을 공개했다. 앞서 한 유튜브 채널이 MBC 관계자의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는데, 녹취록에는 MBC 기상캐스터 김가영이 오요안나와 장성규 사이의 관계를 이간질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장성규가 고인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방관한 게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이며 비난 여론이 일었다.
실제로 장성규가 캡처 사진으로 공개한 악플에는 장성규의 자녀들의 이름까지 거론하며 ‘살인마’, ‘악마’라고 저주하는 글이 담겨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장성규는 자신의 SNS에 “처음 제 이름이 언급됐을 때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어서 속상했지만 고인과 유족의 아픔에 비하면 먼지만도 못한 고통이라 판단해 바로잡지 않고 침묵했다”면서 “고인의 억울함이 풀리기 전에 저의 작은 억울함을 풀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순서라고 생각한다”면고 말했다.
故 오요안나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김가영의 연인으로 알려진 가요 프로듀서 피독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피독의 SNS엔 “조상신이 도우셨으니 제발 도망가라” “이별이 답” “제발 여자 보는 눈 좀 키우길” 등의 비판 댓글이 쏟아졌다.
‘직장내 괴롭힘’이라는 민감한 사안의 중심에 선 인물들에 공분이 커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아직 사실관계가 모두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분별한 악플과 인신 공격은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