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모친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고인이 받은 스트레스 정황을 추가로 공개했다.
모친은 고인이 MBC 기상캐스터로 일한 3년 간 선배 A를 통한 괴롭힘이 극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3년 동안 A의 이름을 들었다. 매일 전화해서 울고, 같이 욕하고, 또 달래고. 그래도 마음의 상처는 더 깊어졌다”고 지난 6일 디스패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이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우울증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았다.
◇A의 2번 아침 ‘뉴스투데이’ 펑크→괴롭힘의 발단
현직 경찰인 오요안나의 외삼촌은 고인에 대한 A의 괴롭힘 발단을 ‘뉴스투데이’라고 주장했다. A가 새벽 방송을 두 번 펑크를 내면서 오요안나로 교체됐다. 이후 2022년 3월, 자신을 ‘뉴스투데이’에 발탁한 팀장이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A의 괴롭힘은 심해졌다는 것이다.
이후 정신과 상담을 통해 우울증 진단을 받았고, 상담일지에는 회사 생활에 대한 괴로움이 가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우울증으로 인해 잠이 오지 않았고, 처방받은 약을 먹은 뒤 괴로움을 잊으려 술까지 먹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모친 “살기 위해 쓰리잡”…고인 “방송 잘하고 싶어”
고인은 마지막까지 방송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식당 설거지 알바까지하는 ‘쓰리잡’을 한 것은 몸을 피곤하게 해 수면을 취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음을 밝혔다.
모친이 “왜 그리 몸을 혹사시키냐”고 안쓰러운 마음에 묻자, 고인은 “바쁘게 움직이면 (피곤해서) 잘 수 있으니까. 수면제나 술에 의지하지 않고. 방송 잘하고 싶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봉이었다. 월 160만원 안팎의 프리랜서 급여였다. 건당 8만원 정도로 월 130만~160만원의 수입을 받았다는 것이 유족의 주장이다. 생활을 하기에도 버거운 금액이었지만, 발음 지적을 받았기에 이를 고치기 위해 현직임에도 아나운서 학원을 찾아 발성 레슨까지 받으며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돌이표였다. 모친은 “안나는 계속해서 노력했다. 그러나 선배들은 달라지지 않았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제자리였다”라고 매체 인터뷰를 호소했다.
◇MBC “책임자에게 알린 적 없다”→모친 “아나운서, 조연출, PD, 기상캐스터에 알렸다” 반박
모친은 재차 고인이 삶에 대한 의지가 컸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안나는 사실 안 죽고 싶었다. 살고 싶었던 것 같다”라면서도 “안나는 죽음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게 있었던 것 같다. 너네들한테 ‘나 진짜 힘들다’고 이야기했잖아. 내 말 안 들려? 내가 죽으면 들어줄 거야? 안나는 그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MBC의 책임 회피도 지적했다. MBC는 앞서 “오요안나가 담당부서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모친은 “생전에 고충을 털어놓은 관계자의 이름을 확보했다며 MBC 소속 아나운서, 조연출, PD, 기상캐스터”라고 명시했다.
모친은 진정한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진상조사 제대로 하지 않을 거고 기대도 없다. 그런다고 제 딸이 돌아오느냐”라면서도 “기상캐스터들이 잘리길 원치 않는다. 그냥 잘못이 있다고 느낀다면 사과했으면 좋겠다. MBC도 문제가 있으면 바로잡아야한다”고 밝혔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