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김새론이 영면에 들었다.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19일 새벽 거행된 발인식은 유족과 가까운 지인들만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히 진행됐다. 25세라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눈물 속에서 애도를 표했다.
김새론의 발인식은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그를 기억하는 많은 동료와 팬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애도를 표했다. 영화 ‘아저씨’에서 함께 연기했던 원빈은 발인식 하루 전 빈소를 찾아 조용히 명복을 빌었다.
생전 절친했던 배우 한소희와 김보라도 조문하며 깊은 슬픔을 드러냈다. 배우 김보라는 그를 향한 마지막 메시지로 “또 만나, 그땐 잔소리 줄일게”라는 문구가 적힌 근조 화환을 보내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걸그룹 피에스타 출신 옐은 SNS에 민들레 홀씨 이미지를 올린 후 “너무 슬프다. 몇 번 봤던 모습이 의리 있고 착한 친구로 남아있다. 오늘은 긴 밤이 될 것 같다”라는 글을 남겼다.
그룹 헬로비너스 출신 배우 유아라도 SNS에 김새론의 사진을 올리며 “언니가 따뜻한 말은 못 해주고 잔소리만 해서 미안하다. 미안하고 고맙고 반짝반짝 빛나던 널 기억하고 기도할게”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2000년 7월생인 김새론은 2001년 잡지 ‘앙팡’ 표지 모델로 데뷔해 귀여운 외모로 주목받았다. 2009년에는 영화 ‘여행자’를 통해 주연으로 데뷔했다.
이듬해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과 호흡을 맞추며 연기력을 인정받고 ‘천재 아역’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영화 ‘도희야’, ‘눈길’, ‘동네사람들’, 드라마 ‘마녀보감’, ‘사냥개들’ 등에 출연해 팬들과 만났다.
그러나 김새론의 연기 인생은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갔지만, 2022년 음주운전 사건 이후 활동을 중단하며 대중과 멀어졌다.
당시 김새론은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하다가 가로수와 변압기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 변압기 파손, 상가 정전 피해 등 사고 현장 주변에 막심한 피해를 입혔다. 이후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등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져 벌금 2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논란을 빚은 후 소속사와 전속계약이 종료됐다.
자숙 기간 중 올린 SNS 게시물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배우 김수현과 볼을 맞대고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가 부정적 여론이 나오자 삭제했다. 이후 출연 예정이었던 드라마 ‘트롤리’에서 하차하고, 이미 상당 부분이 촬영된 ‘사냥개들’에서는 촬영분이 대거 편집됐다.
음주운전 사고 이후 생활고에 시달렸다고도 말한 김새론은 지난해 4월 연극 무대로 연기 활동 재개를 시도했지만, 돌연 건강상 이유로 하차, 복귀가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서울 성동경찰서에 따르면 김새론은 지난 16일 오후 4시 54분쯤 성동구 성수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새론과 만나기로 약속한 지인 A 씨가 먼저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망 경위에 대해 조사 중이다. 외부 침입 흔적 등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김새론은 지난해 영화 ‘기타맨’ 촬영을 모두 마쳤으며 개봉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영화가 유작이 됐다. ‘기타맨’은 오는 5월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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