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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줴이미(Jamie) 잉글리쉬(English) 원어민 선생님 줘얼지(George)인데, 어제 학원에서 처음으로 배변 훈련에 성공해서, 똥을 변기에 쌌다고 말씀해주시는 거거든요.”
역시 훌륭한 아티스트다. 이번엔 서울 대치동 엄마들을 타겟으로 잡았다. 사교육 열풍을 풍자했다.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에 올라온 ‘휴먼페이크다큐 자식이 좋다’의 첫 회 ‘EP.01 ‘엄마라는 이름으로’Jamie맘 이소담 씨의 별난 하루‘에서다.
공개 2주만에 조회 수 500만 회를 돌파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사실상 1인 개인기에 의지한 이 영상에서 이수지는 대치동 학부모들의 말투, 패션, 행동 패턴을 철저하게 고증했다. 유명 브랜드 점퍼에 짧고 단순한 영어에 ‘r’발음을 강하게 넣어서 유식한 척 하는 모습, 어울리지 않는 한자어를 쓰거나 매사 교양있는 척 행동하는 면이 그렇다.
워낙 관찰력이 좋고 서사도 현실감이 있어, 사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 과정에서 제기차기 명인을 소개받는 지점은 과한 교육열을 풍자하고 있다. 상당히 수준 높은 블랙코미디라는 평가다.
사회적으로 반향이 큰 배경엔 날카로운 통찰이 있어서다. 대치동 엄마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네트워크 경쟁’ ‘유행하는 패딩 브랜드’ ‘아이를 브랜드화하려는 문화’ 등 다양한 요소가 코미디에 담겨있다. 꽤 많은 부를 갖고 있으면서 소탈한 척 차에서 김밥을 먹는 등 오묘한 잘난척에서 오는 불편함을 정확히 꼬집은 점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영상 공개 이후, 대치동에서 ‘Jamie맘’이 입었던 특정 패딩 점퍼를 입고 다니는 학부모들이 급격히 줄었다는 이야기가 퍼진 것도 이 맥락이다. 실제로 해당 브랜드 패딩 점퍼가 중고 사이트에 싼 가격으로 올라오고 있다. 현상의 해석과 무관하게 이수지의 영향력이 엄청나다는 반증이다.
이제 이수지의 패러디는 현상을 만든다. 풍자와 해학 사이에서 날카로운 담론도 생긴다. 이제 겨우 1화인데, 파장이 크다. 앞으로 이수지가 어떤 현실을 찾아내고 통찰할지 대중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