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43억 원 횡령 논란으로 기소됐던 배우 황정음이 모든 금액을 변제하면서 법적 분쟁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그가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고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황정음의 소속사 와이원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7일 공식입장을 통해 “황정음은 훈민정음엔터테인먼트로부터 가지급금 형태로 사용했던 전액을 본인의 사유재산 등을 처분하여, 2025년 5월 30일과 6월 5일 두 차례에 걸쳐 모두 변제했다”며 “이에 따라 훈민정음엔터테인먼트와 황정음 간의 금전적 관계는 모두 해소되었다”고 밝혔다.

앞서 황정음은 2022년 자신이 100% 지분을 보유한 법인 훈민정음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대출을 받고, 이 가운데 43억 원 이상을 코인 투자 등에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논란이 불거진 이후 그는 “전문 경영인이 아닌 1인 법인의 소유주로서 적절한 세무 및 회계 지식이 부족했던 점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사소한 부분까지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더욱 세심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황정음은 한때 걸그룹 슈가로 데뷔했지만, 본격적인 전성기는 배우로서 일궈냈다. 2009년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을 통해 스타 반열에 오른 그는 ‘자이언트’, ‘내 마음이 들리니’, ‘비밀’, ‘킬미 힐미’, ‘그녀는 예뻤다’ 등 연이은 히트작을 남기며 연기력과 흥행력을 모두 입증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황정음은 작품보다는 개인사로 언론의 주목을 받는 일이 잦았다. 지난해에는 이혼 과정에서 비연예인 여성 A씨를 상간녀로 지목해 SNS에 사진과 함께 공개 비난했으나, 사실무근으로 드러나 고소당하는 등 논란이 이어졌다.

특히 이번 횡령건은 사생활 논란을 넘어 신뢰를 무너뜨리며 대중의 피로감을 자초했다. 그가 자산을 처분해 43억 원을 변제하고 공식 사과까지 전한 상황에서도, 여론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정음의 연기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우호적이다. 이는 그가 앞으로 작품 선택과 복귀 시점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여전히 ‘제2의 기회’가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단, 그 길은 예전보다 훨씬 좁아졌다. 황정음에게 필요한 것은 법적 문제를 ‘끝냈다’는 선언보다, 본업에서의 진정성 있는 복귀와 대중과의 신뢰를 다시 쌓는 과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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