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상승한 예술점수…"김연아 언니 연기 지도로 큰 도움"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과 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사대륙선수권대회를 연거푸 석권한 '신피겨퀸' 김채연(18·사진)은 대학 입학을 1년 미뤘다.
1년의 세월을 오롯이 2026 밀라노ㄱ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준비에 투자하기 위해서다.
김채연은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대학 진학을 잠시 미루기로 했다"며 "대학교에 입학해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올해는 올림픽 준비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나 스스로 결정했고, 부모님도 내 뜻을 응원해주셨다"며 "내 결정에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수리고를 졸업한 김채연은 이제 학생 신분이 아닌 '경기일반' 소속으로 뛴다.
김채연처럼 국제 메이저 대회에서 다수의 입상 경력을 가진 피겨 선수가 운동을 위해 대학 진학을 미룬 예는 드물다.
국내 톱클래스급 선수들은 대부분 체육특기생으로 주요 대학에 진학해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
빙상계 관계자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입상한 국내 피겨 선수가 대학 진학을 미룬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주변에선 '김채연다운 결정을 했다'는 평가가 많다.
한 빙상계 관계자는 "김채연은 목표 의식이 매우 뚜렷한 선수"라며 "무서울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사대륙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도 그랬다. 김채연은 연기 막판 왼쪽 종아리 근육 경련 증세에 시달렸다. 근육이 뒤틀리기 시작했고, 통증은 심해졌다.
그러나 김채연은 고통을 꾹 참고 마지막 연기 과제인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실수 없이 처리했다. 얼굴이 일그러질 정도로 고통이 따랐으나 끝까지 버텨내 개인 최고점을 받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김채연은 "훈련할 때는 가끔 근육 경련 증세가 나타난 적이 있는데 경기 때는 처음이었다"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은 마음에 욕심이 나서 (다리에) 힘이 들어갔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다행히 점프 과제를 모두 처리한 뒤 통증이 시작됐고, 끝까지 버텨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연기를 이어갔다"며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