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답한 김현수(28)가 23일 미국으로 출국해 메이저리그 안착을 위한 장도에 올랐다. 일단 미국 LA 인근 지역에 있는 볼티모어 훈련시설에서 담금질을 시작한 뒤 볼티모어로 이동해 구단 행사에 참석하고, 플로리다 사라소타에 있는 볼티모어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간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김현수에겐 모든 것이 새롭고 도전의 연속이지만, 첫 번째 과제는 백년가약을 맺은 신부와 살 보금자리 마련이다. 김현수는 지난 1월 9일 결혼식을 올렸지만 신혼집이 아직 없다. 때문에 그 무엇보다 삶의 터전이자 안식처가 될 보금자리 마련이 선결과제다. 

김현수는 23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면서 “떨림 반 설렘 반이다.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설레기도 하고, 못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된다”며 “나는 항상 최악을 생각해두는 스타일이다. 그래도 안 될 때는 기 죽지 않고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각오을 밝혔다. 그러면서 “집이 준비가 안됐다. 일단 스프링캠프를 소화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지에 거주지가 마련되면 그 때 아내를 미국으로 불러들일 생각이다”라며 “신혼여행도 못 가서 미안하고, 이해해줘서 고맙다. 은퇴할 때 많이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수의 미국행에 동행하는 에이전트인 리코스포츠의 이예랑 대표는 “볼티모어와 입단계약을 진행 중일 때 김현수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누나! 그런데 나 살 집이 없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니 정말 일정이 빠듯해 서둘러 계약을 진행했다. 그렇게 해서 12월 23일에 계약을 맺었는데도 비자발급 등이 늦어져 23일에야 출국하게 됐다. 살 집은 파트너사인 WMG에 부탁해 알아보고 있는데 최대한 서두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살 집 마련 이외에도 김현수와 일거수 일투족을 도울 통역도 구해야한다. 일단 이 대표가 스프링캠프까지 두 달 이상을 동행하며 김현수를 도울 계획이다.

김현수는 당초 1월 중순에서 20일 사이 출국해 LA 인근 볼티모어 훈련시설에서 훈련하며 볼티모어의 전설적인 외야수 브래디 앤더슨(ML 통산 15년 210홈런 315도루)의 조언을 들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일정이 늦어지면서 첫 훈련은 짧게 진행하고 볼티모어로 이동해 팀 행사에 참여한 뒤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 합류한다. 볼티모어 스프링캠프의 야수조 소집은 2월 24일이지만 이미 마이너리그 캠프가 차려져 있어 김현수는 조기에 합류해 적응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현수는 정말 숨가쁘게 한해를 보냈다. 두산의 4번타자로 맹활약하며 팀에 14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안겼고, 곧바로 신설된 국제대회 ‘프리미어12’에 참가해 맹타를 휘두르며 우승컵을 안고 최우수선수(MVP)로도 선정됐다. 그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뒤 볼티모어와 2년 700만달러에 입단계약을 맺고, 1월 9일엔 비공개 결혼식으로 6년간 열애한 신부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제 신인의 마음으로 도전의지를 다지는 김현수는 “살아남는 게 우선이다”라며 다시 한 번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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