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이 자신을 고소한 여배우와 'PD수첩' 측을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가운데, 'PD수첩'의 조성현 PD가 이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조 PD는 4일 방송된 MBC 연예정보 프로그램 '섹션TV 연예통신'에서 MC들과 전화연결을 통해 법적 다툼을 예상해 미리 증거를 남겨온 사실을 밝혔다.

조PD는 김 감독의 고소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취재 과정에서 본인은 물론 대리인에게도 반론권을 줬는데 응하지 않았다. 김 감독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문자를 보내왔는데, 저희는 그걸 방송에서 그대로 언급했고 반영을 위해 노력했다. 취재에 응하지 않다가 법적 대응한다고 하니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의 성폭력 의혹을 방송한 이유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 후 연극 연출가 이윤택에 관련해 취재를 시작했는데, 여러 채널을 통해 김 감독에 대한 제보가 더 많이 들어오게 됐고 피해자를 만나면서 유사성에 놀랐다. 진술의 구체성. 정확도를 봤을 때 심각한 범죄가 있다는 판단해 취재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조PD는 끝으로 "저희와 문자 할 때 김 감독이 이런 말을 했다. '저로 인해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죄송할 따름이다. 피해자의 진심이 느껴지면 그냥 전해달라'고"라며 "저희는 다툼을 예상해서 증거를 남기고 있고 시작이 된 이상 철저하게 준비를 하는 수밖에 없을 거 같다"고 말했다.

한편, 'PD수첩'은 지난 3월 6일 김 감독과 배우 조재현의 성폭행 의혹에 대해 다뤘다.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이라는 주제로 김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배우들의 인터뷰가 담겨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3개월 후인 최근 김 감독은 이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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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