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칭머신에서 뿌려지는 공은 죽은 공으로 불린다. 기계적인 동작으로 똑같은 타이밍에 비슷한 공이 뿌려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피칭머신이 사람처럼 다양한 구질의 공을 다양한 코스로 던질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야구 스윙 훈련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구에 있는 기술업체가 최첨단 컴퓨터 제어장치와 결합해 변화구 패턴과 구속을 비롯해 릴리스포인트, 좌·우완 선택까지 마음껏 조정할 수 있는 피칭머신을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버추얼스포츠가 국내기술로 제작해 '매직 20'으로 명명한 이 피칭머신은 커브, 슬라이더 뿐만 아니라 포크볼, 싱커, 너클볼까지 투수가 던지는 모든 변화구를 구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구도 완벽해 9개로 나눈 스트라이크존에 원하는대로 정확히 공을 뿌린다.
버추얼스포츠의 서석호 대표는 "'매직 20'은 사용자가 원하는 곳에, 원하는 구종을, 원하는 구속으로, 거의 오차가 없이 정확하게 꽂을 수 있다. 시속 60~155㎞까지 공을 던질 수 있다. 직구는 물론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포크볼, 스플리터, 너클볼 등 10개 안팎의 구종을 좌완, 우완, 사이드암 피치 형태로 다양하게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작 방법도 간단하다. '매직 20'의 메인 기능은 컴퓨터 투구 조작화면 하단 좌측에 위치한 3단계의 피칭기능(사용자 선택-자동순차-자동무작위)과 하단 우측에 위치한 2단계의 코스기능(사용자선택-자동무작위) 설정에 따라 6가지 모드의 피칭을 구현할 수 있다. 쉽게 말해 타자가 자신이 공략하고 싶은 공과 코스를 지정해 연속해서 스윙 연습을 할 수도 있고 실제 투수와 상대하는 것처럼 다양한 구종과 코스, 구속까지 따로 세팅해 랜덤 타격 연습을 할 수도 있다.
서 대표는 "사용자가 임의로 구종, 구속 등을 수시로 변경할 수 있어 고강도, 고기능 타격훈련을 할 수 있다. 올해 국내 프로구단들을 통해 장비 시연을 한 결과 일부 구단과는 이미 구매계약을 체결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올해 6월부터는 판매 다변화를 위해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해외 관계자들과 수시로 접촉하고 있어 이른 시일 내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환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