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국제수영, 남 200m 동메달 딴 영국의 스콧 시상대서 딴청

쑨양(중국)은 뭐라고 했을까.
쑨양과 기념촬영을 거부한 선수가 또 나타났다. 영국의 단거리 강자 던컨 스콧이 쑨양을 외면했다.
쑨양은 23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대회 경영 3일째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93으로 터치패드를 찍어 금메달을 따냈다. 사실 쑨양은 이날 레이스에서 2위로 들어왔으나 1분44초69를 기록하고 맨 먼저 들어온 리투아니아의 다나스 랍시스가 부정 출발로 공식 기록에서 제외됨에 따라 쑨양이 결국 1위가 됐다.
이후 시선은 시상식에 고정됐다. 이날 남자 자유형 200m에선 일본의 마쓰모토 가쓰히로가 1분45초22로 은메달을 땄다. 동메달이 두 명이다. 1분45초63을 기록한 러시아의 말류틴 마르틴, 그리고 스콧이 공동 3위다. 사건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이틀 전 남자 자유형 400m 시상식에서 은메달리스트인 맥 호튼이 우승한 자신과 기념촬영은 물론, 시상대 위에 오르는 것조차 거부한 것을 아는 쑨양은 이번엔 나머지 3명에게 두 차례나 악수를 청하며 예의 있게 다가갔다. 그러나 쑨양의 손을 뿌리친 선수가 나왔고, 그가 스콧이었다.
쑨양은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른 뒤 금메달을 목에 걸기 전 스콧에게 위협적인 제스처를 취하며 비난했다. 스콧은 시상대 오르는 것 자체를 거부하진 않았다. 중국 국가가 울린 뒤 또 한 번 쑨양이 발끈했다. 마쓰모토와 마르틴은 1위 시상대에 올라 쑨양과 기념 촬영을 한 반면, 스콧은 거부한 것이다. 스콧은 쑨양이 아닌 반대편을 쳐다보며 무언의 시위를 했다. 장내엔 박수 갈채가 터져나왔다.

광주|김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