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이번에도 남북전 중국서 하나

남북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에서 같은 조에 속해 '평양 원정' 기대감이 크다. 그러나 북한은 축구적인 부담을 이유로 제3국 개최 카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오는 10월15일 2차예선 북한 홈 경기를 펼치기로 돼있다. 지난 2007년과 2008년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과 최종예선에 연달아 같은 조에 속했음에도 북한은 "평양에 태극기를 게양하고 애국가를 연주할 수 없다"는 정치적인 이유를 들어 중국 상하이에서 홈 경기를 열었다. 이후 역도와 여자축구에서 한국 선수들이 평양을 방문해 태극기를 걸고 애국가를 부르면서 이런 문제는 상당히 해소됐다.
북한은 이번엔 축구와 관련해서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남아공 월드컵 예선에선 한국과 4차례 붙어 3무1패를 기록했다. 최종예선 한국 홈 경기에서만 0-1로 패했는데 당시 북측은 "호텔 음식을 먹고 배탈이 나서 선수들이 힘을 못 썼다"는 황당한 이유를 들기도 했다. 그 만큼 남·북 대결의 압박감과 패배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는 뜻이다. 이번에도 그렇다. 한국은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을 러시아 월드컵에서 2-0으로 완파하는 등 A매치에서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평양 김일성경기장에 5만 관중을 모아놓고 한국에 2~3골 차로 완패할 경우 북한이 받을 충격은 적지 않다.

김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