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가 장기 흥행을 이어가며 트로트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특히 트로트 관련 예능 프로그램 인기가 오르며 무명 가수들은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겨나고 트로트 가수 활약도 꾸준히 이어지며 다소 침체됐던 트로트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명암도 공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스트롯’→‘미스터트롯’...트로트 인기ing

트로트 가수의 경우 불과 1~2년 전만해도 자신을 홍보할 수 있는 지상파 방송은 KBS1 ‘가요무대’, ‘전국노래자랑’ 정도로 범위가 한정적이었다. 하지만 TV CHOSUN ‘미스트롯’같은 경연 프로그램의 탄생은 인지도를 높힐 수 있는 좋은 발판으로 작용했고, 송가인, 홍자, 정미애 등은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미스트롯’의 남자버전인 ‘미스터트롯’은 그 열기를 뛰어넘을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미스터트롯’의 시청률은 20%대를 넘보고 있고 매 회 프로그램과 출연자를 향한 화제성도 뜨겁다. 현재 수많은 무명 가수가 ‘미스터트롯’에 도전하고 있어 제2의 송가인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비단 ‘미스터트롯’ 뿐만 아니라 다양한 트로트 예능 프로그램이 탄생하며 트로트의 달라진 위상을 입증하고 있다. MBC every1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나는 트로트 가수다’의 경우 기존 트로트 가수 역시 재조명하고, SBS 설특집 파일럿 방송 ‘트롯신’(가제)을 통해서는 예능의 또 다른 소재로 한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방송가에서는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 기획 시도가 물밑으로 오가는 중이다.

#트로트 열풍→공연 업계 성장까지.

트로트 열풍이 지속되며 관련 공연 업계 활력도 넘친다. 한 공연 관계자는 “트로트 팬덤 문화가 공연 확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스트롯’ 공연 뿐만이 아닌 관련 트로트 공연도 증가했다. 불편한 몸을 이끌면서까지 직접 공연장을 찾아오는 60대, 70대 관객도 많다. 함께 오는 자녀들도 트로트를 사랑하는 분위기다. 세대 확장성 덕분에도 트로트 공연 시장이 더욱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연 관계자를 움직이는 건 현실적으로 보자면 자본에 있다. 트로트 공연을 찾는 고객이 많아 수익이 좋으니, 당연히 공연 기획에 힘을 쓰고 있는 것”이라면서 “트로트 가수들과 공연을 열려고 접촉하려는 시도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특히 지방에서 트로트 행사와 공연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후광 효과? 명암도 존재해.

이처럼 트로트 열풍이 뜨겁게 불고 있지만 수혜를 받는 트로트 가수 범위가 넓지만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인지도 높은 가수들은 행사 섭외가 증가했다며 행복한 비명을 지르지만, 열풍이 ‘미스트롯’ 스타들 중심으로 이뤄진 부분도 있어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기존 트로트 시장에서 두각을 보였던 가수들의 입지가 좁아진 것이 이 현상을 대변하고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섭외가 일부 스타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부분이 있다”며 “기존 트로트 업계에서 이름을 알린 가수 제작자들이 ‘힘이 빠진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트로트 가수는 길게는 10년까지 무명 시간을 버티며 히트곡을 힘겹게 탄생시키는 경우도 많기에 더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트로트 열풍이 업계 전반에 활기를 주고 있는 건 긍정적이지만, 편향 현상은 아쉽게 다가온다. 트로트 프로그램 인기가 시들해지면, 트로트 인기도 이를 따라가지 않을지 조심스러운 시선을 갖고 있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트로트 프로그램 후광을 받은 가수들이 앞으로도 열풍을 이어나가면서 새 얼굴로 판도를 흔들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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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TV CHO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