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K팝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유명 음악 축제들이 앞다퉈 K팝 그룹을 초청하고 있다.

8000만 명이 넘는 유튜브 구독자 수를 보유하며 엄청난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블랙핑크가 4월 북미 최대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이하 코첼라)’의 헤드라이너(간판 출연자) 무대에 선다.

국내 가수는 물론 아시아권 가수로서 블랙핑크가 최초다. 1999년부터 매해 관객 30여만 명이 찾는 북미 최대 음악 축제로 이름을 알려온 ‘코첼라’의 헤드라이너 무대는 북미 최정상급 가수만이 서 왔다.

2019년 K팝 걸그룹 최초 서브 헤드라이너로서 출연하며 ‘코첼라’와 인연을 이어온 블랙핑크는 4년 만에 메인 헤드라이너 자리를 꿰차게 됐다.

레드벨벳은 5월과 6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프리마베라 사운드 2023’ 무대에 오른다. 켄드릭 라마, 디페시 모드, 블러, 할시 등 쟁쟁한 라인업 속에서 레드벨벳은 올해 유일한 K팝 그룹으로 6월 1일 바르셀로나 공연, 8일 마드리드 공연에 참석한다.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롤라팔루자’ 음악 축제는 지난해 10월 방탄소년단(BTS)의 제이홉이 한국 아티스트 최초로 헤드라이너로 나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롤라팔루자’는 1991년 미국 시카고에서 시작된 대규모 음악 축제로 미국, 프랑스, 칠레, 브라질 등 세계 각국에서 개최되고 있다.

올해엔 방탄소년단과 같은 소속사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뉴진스가 초청을 받았다. 특히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지난해 ‘롤라팔루자’ 무대를 통해 북미 페스티벌에 데뷔했는데 1년 만에 헤드라이너가 되는 기염을 토했다. ‘롤라팔루자’ K팝 그룹 헤드라이너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처음이다.

헤드라이너는 아니지만 데뷔 1년만에 뉴진스도 K팝 걸그룹 최초로 ‘롤라팔루자’ 무대에 서게 돼 주목받고 있다. 뉴진스는 같은 달 일본에서 열리는 대형 음악 축제 ‘서머소닉 2023’에도 출격한다. ‘서머소닉’은 매년 약 20만 명이 찾는 음악 페스티벌이다.

4세대 K팝 그룹 중 데뷔 후 최단기간에 돔 입성이라는 이정표를 세우며 일본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엔하이픈은 이번 ‘서머소닉’에서 8월 19일 도쿄에 이어 20일 오사카 마이시마 소닉 파크 무대에도 오른다.

스트레이 키즈는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롤라팔루자 파리’에 K팝 가수 최초로 헤드라이너로 출연한다. 스트레이 키즈는 행사 첫째 날인 21일 무대에 오른다.

에스파는 오는 6월 열리는 미국 뉴욕 대표 야외 음악 축제 ‘더 거버너스 볼 뮤직 페스티벌 2023’에 출연한다. K팝 그룹 최초다. 에미넘을 비롯 할시, 빌리 아일리시, 메건 더 스탤리언, 포스트 말론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과 함께 공연한다.

특히 올해엔 4세대 그룹의 연이은 초청이 돋보인다. 뉴진스는 미국에서 별다른 프로모션 활동 없이 K팝 걸그룹 최초로 ‘롤라팔루자’ 시카고 무대에 선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선두주자 방탄소년단, 블랙핑크의 뒤를 이어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은 4세대 그룹들의 전세계적인 축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것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라며 “에픽하이 등 2016년부터 한국 가수들의 해외 축제 무대에 서긴 했지만, K팝의 북미 인기가 극대화되면서 최근 그 수요가 급격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다양성 존중 메시지를 앞세운 축제의 변화도 K팝 그룹의 수요를 늘렸다는 시각도 있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미국 팝 스타들의 전유물과 같던 메인 스테이지에 K팝과 라틴팝 스타들이 서는 경우가 최근 2~3년 사이에 부쩍 늘었다”며 “K팝 그룹 역시 단독 콘서트로 수익성을 높일 수도 있지만 세계적인 음악 축제에 참여해 유명 팝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다양한 국적의 관객들에게 자신들의 음악을 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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