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전과가 있음에도 수차례 마약 투약을 한 작곡가 겸 사업가 돈스파이크(46·본명 김민수)가 1심에서 솜방망이 처벌을 받아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항소심에서 결과가 뒤집힐지 관심이 모인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창형 이재찬 남기정)는 6일 오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향정) 등 혐의를 받는 돈스파이크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돈스파이크는 검은색 정장 차림에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법정에 출두했다. 몰려든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항소심에서 검찰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1심 판결이 지나치게 가벼워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돈스파이크와 같은 혐의로 선고를 받은 공범의 판결문을 추가 증거자료로 제출하며 “돈스파이크가 1심에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 공범보다 감형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중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연예인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집행유예는 가벼운 형량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검찰은 “피고인이 구속된 후 구치소에서 자신에 대한 소송이 제기될 것을 우려해 부동산을 허위 가등기하고 저작권을 양도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은닉한 재산으로 사업을 하려 하는 등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돈스파이크는 지난해 말부터 9차례에 걸쳐 약 4500만 원 상당의 필로폰을 매수하고, 공동 투약 5회를 포함해 14차례 투약한 혐의로 체포됐다. 또 7회에 걸쳐 필로폰 및 엑스터시를 교부하고 약 20g의 필로폰을 소지한 혐의도 받았다. 통상 1회 투약량이 0.03g인 점을 고려하면 약 700회분에 해당하는 양이다.

과거 동종 전과가 세 차례나 있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돈스파이크는 지난 2010년에도 대마 관련 범죄로 벌금 500만원 형을 선고받았고, 같은 해 10월 별건의 마약 혐의로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는 등 동종 전과 3건이 있다.

지난 1월 열린 1심은 돈스파이크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재활치료, 사회봉사 120시간, 약물치료 강의 80시간 수강, 추징금 약 3985만 원 등을 명령했다.

1심 재판부는 “매수한 필로폰 등의 양이 100g에 달한다. 더욱이 여러 명을 불러들여 함께 투약하기도 하는 등 범행 수법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수사에 적극 협조했고 범행을 반성하고 있으며, 재범을 억제할 사회적 유대관계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돈스파이크 측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건강이 악화된 점, 운영하던 사업이 힘들어진 점 등을 언급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최후진술에서 돈스파이크는 “다시는 재범하지 않겠다”라고 반성했다. 그러나 검찰은 필로폰 양이 상당하고 범행 횟수도 많아 중형 선고가 필요하다며 항소했다.

가까스로 실형을 피했지만 돈스파이크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마약이 연예계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동종범죄 전력이 있고 취급한 필로폰의 양이 상당함에도 집행유예 처벌에 그쳐 비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돈스파이크 뿐만 아니라 4종 마약 투약 혐의로 충격을 안긴 배우 유아인까지. 각종 마약 사건으로 어느 때보다 경각심이 필요한 요즘, 동종 전과가 있는 돈스파이크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은 그런 경각심마저 무너뜨린다는 공분을 사고 있다.

재판부는 항소심에서 새로 제출된 증거를 조사하기 위해 다음 달 18일 2회 공판을 열고 변론을 종결하기로 했다. 2회 공판에선 돈스파이크에 대한 피고인 신문도 진행될 예정이어서, 돈스파이크가 이날 어떤 말을 할지 그의 입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