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뒤늦은 합류로 출전 시기 저울질
실전 감각-체력 등 종합적 검토 후 결정
조별리그 건너뛰고 토너먼트 활용할 듯

황선홍호는 이강인(21·파리생제르맹)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대회가 열리는 중국 항저우로 출국했다. 황선홍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선수단 21명이 함께 이동했다. 에이스 이강인은 없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강인이 한국시간 20일 열리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 뒤 중국으로 이동해 황선홍호에 합류할 것이라 예고했다. 이강인은 21일 늦은 오후 대표팀 캠프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황 감독 입장에선 합류 시기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한국은 19일 쿠웨이트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 뒤 21일 태국과 2차전을 갖는다. 이강인은 이미 두 경기를 점프한 뒤 팀에 합류하는 셈이다. 훈련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개인 컨디션 조율, 시차 적응까지 고려하면 기대보다 다소 늦게 합류한다고 봐야 한다. 이강인이 처음 출전할 수 있는 경기는 24일 바레인전이다. 다만 황 감독은 이강인을 무리하게, 혹은 급하게 활용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컨디션이나 여러 가지를 잘 검토해야 할 것 같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팀에 합류하면 컨디션이 최대치가 되는 시점이 언제인지 계산해서 투입하려고 한다"라며 "빨리 쓰는 것보다 여러 면을 고려해서 투입 시기를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이강인은 지난달 말 허벅지 근육을 다쳤다. 약 3주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제대로 훈련을 소화한 지도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았다. 아직 실전 감각이나 체력에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 16일 니스와의 리그 경기에도 결장한 것을 보면 아직은 100% 몸 상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황 감독은 일단 도르트문트전 출전 상황과 합류 후 상태를 면밀하게 확인하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다.

황 감독 말대로 이강인을 너무 일찍 출전시킬 필요는 없다. 어차피 한국의 전력이라면 아시안게임 조별리그는 이강인 없이도 통과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8강 이후의 대진이라고 봐야 한다. 이강인은 이때부터 적극적으로 써도 늦지 않다. 이강인은 이미 A대표 핵심으로 활약 중이다. 황선홍호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공격 자원이다. 1년 넘게 이 팀에서 뛰지는 않았지만 기본 실력이 출중한 만큼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강인은 특히 토너먼트 국가 대항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2019년 폴란드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 최고의 선수로 활약하며 팀을 준우승으로 견인했고, 지난해 카타르월드컵에서도 맹활약하며 한국의 16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존재감이 워낙 큰 선수라 동료들도 이강인의 합류를 기대하고 있다. 대표팀 주장 백승호(전북 현대)는 "강인이는 중요한 위치에 있는 선수다. 언제 합류하나 선수들도 이야기를 많이 했다. 모두 모여 준비하고 싶었는데 아쉬운 부분도 있다. 강인이와는 연락하고 있다"라며 "운동하면서 팀이 하나가 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강인이가 빠져 있지만 강인이까지 합류하면 한 팀으로 잘 뭉쳐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강인에 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정다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