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소극장 학전을 이끌어온 고(故) 김민기가 하늘의 영원한 별이 됐다.

24일 오전 8시 서울대학교 장례식장에서 김민기의 발인이 엄수됐다. 발인식이 끝난 후 김민기는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아르코 꿈밭극장 마당을 방문했다. 이곳은 학전이 폐관된 후 새롭게 마련된 극장이다. 장지는 천안공원묘원이다.

인이 33년 간 일궈온 학전에서 마지막 인사를 한 유가족들과 설경구, 장현성, 박학기 등 많은 배우들은 고인의 영정이 학전 앞으로 들어서자 모두 눈물을 흘렸다.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며 모두 ‘아침이슬’을 불렀다. 비가 내리며 하늘도 함께 울었다.

고인은 위암 증세가 악화돼 항암치료를 받던 중, 지난 21일 별세했다. 향년 73세다.

고인의 조카인 김성민 학전 소극장 총무팀장은 지난 22일 서울 대학로 학림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고인이 생전 유가족들과 미리 작별인사를 나눴다”며 “3~4개월 전부터 ‘고맙다. 우린 할 만큼 다했다. 남은 이들이 걱정이다’라고 말씀하셨다”고 유지를 전했다.

김민기는 서울대 회화과에 입학한 1970년 친구 김영세와 포크 듀오 도비두를 결성해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이듬해 ‘아침이슬’을 담은 솔로 1집을 발표했다.

그러나 ‘아침이슬’이 민주화 시위에서 널리 불리자 유신 정권은 금지곡으로 지정했고, 김민기에 대한 탄압도 자행했다. 김민기는 군대에 다녀온 뒤 노동 현장에 들어가 ‘상록수’, 노래극 ‘공장의 불빛’ 등을 만들었다.

김민기는 1991년 3월15일 서울 대학로에 소극장 학전과 극단 학전을 세웠다. 학전을 개관한 뒤로는 공연을 연출하며 스타들을 배출했다. 고(故) 김광석은 학전이 배출한 최고 스타였다. 윤도현, 나윤선, 정재일 등 음악가들이 학전 출신으로 성장했다.

또 1994년 초연한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 장기 공연을 하면서 설경구, 김윤석, 황정민, 장현성, 조승우 등 많은 배우들이 거쳐 갔다.

학전이 문 닫는다는 소식과 함께 그의 건강 문제가 알려지자 많은 이들의 안타까워하며 쾌유를 기원했으나 결국 별세 소식을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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