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 벗은 '하드워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
첫 과제는 '내부 개혁'… 문체부, 적극적 서포트 약속
'일 잘하고 체육인 위해 한 몸 불태웠다' 평가 받고파
'새 체육대통령'으로 선출된 유승민(43) 당선자는 권위를 내려놓은 하드워커(Hard Worker)를 다짐했다.
유 당선자는 16일 서울 중구에 있는 프레이저 플레이스 센트럴 서울에서 체육회장 당선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체육인에게 '일 잘하고 우리를 위해 한 몸 불태웠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4일 끝난 체육회장 선거(총투표수 1209표)에서 417표를 획득, 득표율 34.5%를 기록하며 3선 연임 도전한 이기흥 전 회장(379표.31.3%)을 제치고 깜짝 당선했다.
탁구 국가대표 출신인 유 당선인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최강 중국의 왕 하오를 꺾는 기적을 연출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2016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 위원 선거에도 깜짝 출마해 당선했다. 지난 2019년 5월 탁구협회장직에 오른 그는 2021년 11월 선거에서 재선, 4년 더 임기를 수행하며 지난해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탁구가 혼합복식, 여자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따는 등 12년 만에 최고 성적을 내는 데도 이바지했다. 선수 시절 위대한 업적에 이어 행정가로도 검증받은 그는 마침내 전체 체육인에게 참신함과 진정성을 안기며 체육대통령이 됐다.
유 당선인은 "스스로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기자분들이 어려울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 웃더니 "데자뷔 같다. (아테네) 결승에서 왕 하오와 할 때도 그랬다. 결승에 올라간 것만으로 축하받았다. IOC 위원에 도전할 때도 비슷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선) 확신은 끝날 때까지 느끼진 못했다. 투표율을 65%정도 기대했는데 54%(53.9%)에서 끝나 (내게 안 좋은) 영향이 있지 않을까 했다. 그래도 정견 발표 때 하고 싶은 말을 했다. 거기서 움직여주셨다는 분도 계시다"며 진정성 있는 메시지가 승리 동력이었다고 강조했다.
유 당선인은 전임 이기흥 회장 시절 체육회와 대립각을 세운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 장미란 차관과 이날 오전 만나 비전을 공유했다. 당선 당일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임오경, 진종오 의원과도 소통했다.
유 당선인은 "모두 적극적으로 서포트를 약속해 주셨다"며 취임 이후 가장 먼저 할 일을 두고 "강도 높은 내부 개혁"이라고 했다. 그는 "여러 위원회, 조직망, 사업 등이 있는데 개선할 건 하고 잘 해온 건 계승발전하겠다. 또 좋은 아이디어나 정책이 있는 모든 분의 의견을 귀기울일 것이다. 목소리를 다양하게 낼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선거 운동 기간 강조한 학교 체육 정상화를 최대 정책 과제로 내세웠다. 또 당선 직후 고 최숙현 아버지에게 연락받았다면서 체육인 인권 보호 강화도 강조했다. 유 당선자는 내달 28일 체육회 대의원총회에서 회장 인준을 받은 뒤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을 거쳐 본격적인 임기를 시작한다. 이미 한국 체육은 '유승민 신화'에 열광하고 있다.
김용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