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홈 로스앤젤레스서·10월 2일 원정 샌프란시스코서 고별 중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전담 중계 캐스터인 빈 스컬리(89)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중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다저스가 28년 만에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더라도 역사적인 우승 콜은 스컬리가 아닌 다른 사람의 목소리로 전해질 전망이다.

스컬리는 13일(현지시간) 일간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경기 라디오 중계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의 캐스터 이력은 10월 2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다저스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막을 내린다.

스컬리는 다저스 경기를 독점 중계하는 타임워너 케이블의 스포츠넷 LA 방송에서 홈 경기 전담 캐스터로 활동하고 있다.

브루클린 다저스 시절부터 67년째 다저스 경기만 중계해 미국 프로스포츠 사상 특정팀 중계 연수에서 독보적인 기록을 세운 스컬리는 이미 올해를 끝으로 마이크를 놓겠다고 발표했다.

폭스, MLB 네트워크, ESPN 등 전국 네트워크가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경기를 중계하는 특성상 가을에 다저스 경기만 중계하는 스컬리를 TV로 구경하긴 어렵다.

대신 스컬리는 최근 수년간 라디오로 다저스의 가을 야구를 중계해 청취자들을 찾아갔다.

다저스 구단은 올해에도 스컬리가 라디오 중계를 하기를 바랐지만, 그는 이를 거절했다. 고별인사는 두 번이면 족하다는 뜻에서다.

스컬리는 9월 25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다저스 정규리그 홈 경기 최종전에서 홈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한다.

이어 10월 2일 같은 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와의 방문 경기 때 모든 팬에게 고별을 알린다.

고령인 스컬리는 올해 샌디에이고, 애너하임 등 로스앤젤레스에서 비교적 가까운 두 도시에서 열린 다저스의 원정 5경기에만 동행해 마이크를 잡았다.

하지만, 캐스터 경력을 마감하는 일이기에 정규리그 최종 3연전이 벌어질 샌프란시스코까지 먼 길도 마다치 않았다.

뉴욕 출신으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전신인 뉴욕 자이언츠의 팬으로 야구와 인연을 시작한 스컬리는 "뉴욕 양키스와 자이언츠의 경기 결과를 본 지 정확히 80년이 지난 뒤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내 방송 이력이 끝난다"면서 "적당한 결말"이라고 자평했다.

CBS와 NBC 등 지상파 방송의 캐스터도 지낸 스컬리는 월드시리즈 최연소(25세), 최다 경기(28경기) 캐스터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토미 라소다 전 감독과 함께 구단에 가장 오랫동안 몸담은 인물인 스컬리를 기리고자 다저스 구단은 다저스타디움 기자실의 명칭을 빈 스컬리 프레스박스, 다저스타디움 앞길을 빈 스컬리 애비뉴로 명명했다.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