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장 선거 '2대1 구도' 가능성
허정무, 신중한 접근 속 단일화 여지
신문선 "이력-철학 다르지만 고민 중"
세 후보 공개 토론, '축심' 흔들 변수
'반정몽규'를 기치로 내세운 허정무, 신문선 후보는 결국 2대1 구도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정몽규, 신문선, 허정무 후보의 선거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후보 등록 순서에 따라 정 후보가 1번, 신 후보가 2번, 허 후보가 3번의 기호를 부여받았다. 선거 운동은 28일 시작했고, 다음 달 1월7일까지 이어진다. 선거는 8일 열린다.
선거 운동은 3파전으로 시작했지만 구도는 바뀔 가능성이 크다. 여러 논란을 일으키긴 했지만 정 후보는 전임 회장이기 때문에 가장 유리하다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혁신을 원하는 이도 많지만 급격한 변화보다는 정 후보가 4선 기회를 잡은 뒤 문제가 됐던 부분을 수정하는 게 낫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축구계에서의 인지도나 영향력, 캠프 구성 등을 볼 때 신 후보보다는 허 후보가 정 후보의 강력한 대항마가 될 수 있다는 데 이견이 없다. 만에 하나 3파전이 끝까지 이어져 선거에 반영된다면, 정 후보가 4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래서 대두되는 게 단일화의 필요성이다. 신 후보와 허 후보가 힘을 합치면 '반정몽규' 메시지를 더 선명하게 하고 혁신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지금은 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인해 희미해졌지만, 정 후보의 실정과 무기력한 리더십은 축구계, 스포츠계를 넘어 전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기도 했다. 신 후보와 허 후보도 선거에 나선 후 정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정권 교체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모습이다.
허 후보 캠프에서도 단일화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초기부터 지금까지 변화가 없지만, 세 명의 후보가 모두 나서면 승산은 줄어든다는 것을 허 후보 역시 잘 안다.
신 후보 역시 당선 가능성을 점친 후 선거 이후의 입지, 영향력 등을 고려해 단일화에 응할 확률이 높다. 지난 27일 신 후보는 "저와 허 후보의 이력과 철학이 다르다"라면서도 "계속 고민하고 계산하고 있다. 남은 기간 선거 판세 등을 보며 더 고민한 뒤 답을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라며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놓겠지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세 사람의 공약과 철학을 엿볼 수 있는 토론 전까지는 3파전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신 후보, 허 후보 측에서 적극적으로 공개 토론을 제안한 가운데 정 후보도 일정과 방식을 합의한 후 추진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전에 없던 축구협회장 선거 토론은 축구계 '민심'을 흔들 만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정 후보가 다른 후보들의 공세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할 경우 판세가 요동칠 수 있다.
정다워 기자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