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놓고 정부와 '불협화음' 정몽규-이기흥-김택규
문체부 유인촌 장관 사퇴 의사에 '반사 이익' 기대

12.3 비상계엄 사태로 대통령 탄핵 정국에 돌입해 스포츠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로부터 강도 높은 퇴진 압박을 받은 이기흥(69) 대한체육회장과 정몽규(63) 대한축구협회장, 김택규(59)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연임 도전 행보를 더 가속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쏠린다.
무엇보다 올 하반기 이들에 대한 감사 등을 시행해온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수세에 몰렸다. 수장인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계엄에 동조했다는 비판에 휩싸인 것과 더불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다. 또 이기흥, 정몽규, 김택규 회장을 국정감사장으로 끌어들인 일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도 계엄 사태에 안일한 행동을 했다가 뭇매를 맞고 있다.
대한체육회장 3선을 노리는 이 회장은 지난달 21일 체육회 사무실에 출근한 뒤 3주 가까이 '칩거 모드'다. 그는 내년 1월14일 예정된 회장 선거 출마 여부를 놓고 신중한 자세지만, 사실상 연임 도전을 공식화한 상태다. 지난달 26일 체육회 회장선거준비TF팀에 '후보자 등록 의사 표명서'를 제출했다.
문체부는 지난달 11일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점검단)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 회장에게 직무정지를 통보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불복했다. 최근엔 공들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임기 연장이 무산돼 3선 연임 명분이 다소 떨어졌다.
그러나 체육계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의 구체적인 생각은 현재 내부에서 모른다. 공유하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각종 논란에도 (연임)도전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탄핵 정국과 맞물려 정치적 상황과 자신의 수사 상황을 지켜보면서 (24~25일) 후보자 등록 이전에 (출마)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 11일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축구협회장 4선 연임 도전 승인을 받았다. 19일 출마 기자회견을 앞두고 있다. 그 역시 협회의 각종 행정 난맥상으로 정치권의 거센 비판을 받아왔지만 대립각을 세운 정치권 상황을 주시하며 입장을 정리 중이다.
후원 물품 횡령, 배임 의혹 등에 휩싸이며 문체부로부터 해임 요구를 받은 김 회장도 최근 제32대 배드민턴협회장 선거 출마 의사를 표명했다. 이들의 '정면 돌파'가 탄핵 정국과 맞물려 어떻게 이뤄질지 지켜볼 일이다. 

김용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