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부동산 시장은 어떤 추이를 보일까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다. 과연 작년과 같이 맑은 하늘일까, 아니면 조금씩 흐려지기 시작할까?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작년 후반기와 같이 중저가 시장은 강보합세, 고가주택 시장은 약보합세로 예상이 된다.
작년 연말에 상하원을 통과해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해 올해부터 시행되는 주택융자이자 세금축소, 재산세 상한선제한 등 각종 부동산 세금에 대한 혜택이 축소되었음에 불구하고 올 한해도 남가주 부동산시장은 작년에 이어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가격이 너무 올랐기 때문에 조정내지는 하락을 점치는 분들도 있고, 또 올해를 통해 최소 2회이상 인상이 예상되는 연준의 이자율 조정도 시장에 큰 변수도 보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부동산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새 세법과 함께 이자율이 다소 상승되더라도 올 한해도 부동산시장을 지키는 굳건한 요새를 부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바로 주택매물의 절대 부족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절대적으로 부족한 기존주택 시장공급과 함께 시장의 또 다른 공급축인 신규주택 공급량이 서브프라임 이전에 비해 아직도 50%선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신규주택 공급이 아직도 미미한 수준을 보이는 것은 부동산 구입 원가상승, 주택건설 노동인력 부족으로 인한 인건비의 대폭 상승 등으로 신축주택 공급이 계속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도시를 중심으로 임대주택이 절대 부족한 곳은 최근 몇 년간 급격히 상승한 높은 임대료에 힘입어 주택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아파트를 지어서 공급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한인타운에도 지난 2년간 신축 중이거나 새로 지으려는 프로젝트의 상당수가 콘도가 아닌 아파트인 것을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현 주택시장의 이러한 절대 매물부족으로 인한 가격상승도 결국 2019년부터 서서히 속도가 늦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 이후에도 매물부족 현상이 계속 이어진다면 계속되는 가격상승과 올해와 내년에 걸쳐 이전보다 빠른 속도로 상승할 것으로 점쳐지는 이자율 상승으로 페이먼트에 부담을 느낀 바이어들의 시장 탈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도 예외 없이 다른 경제부분과 같이 철저하게 수요와 공급의 그래프를 따라가기 때문이다. 수요가 점점 줄어들면 가격이 조금씩 조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아주 흥미로운 보고서가 한인들도 많이 이용하는 부동산 정보사이트 '질로우'에서 발표됐다. 현재 시장이 겪고 있는 매물부족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셀러들의 고민 때문이라는 것다. 지난 2년간 주택시장이 공급부족 문제로 시달리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셀러들이 쌓아 놓은 에퀴티가 충분치 못해 집을 팔고 다른 집으로 옮길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008년 이후 시작된 대량 차압사태 속에도 꾸준히 집을 지켜온 소위 깡통주택 소유자들의 에퀴티가 지난 몇 년간 가격이 많이 상승되었음에도 아직도 다른 집으로 옮겨갈 만큼 에퀴티가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이렇게 깡통주택에서는 탈출했지만 아직도 절대 에퀴티부족 주택의 수는 지난해 8월 기준으로 미국 전체 주택 숫자의 30%에 이르고 있다. 이들은 주택가격이 더 올라가기를 기다리면서 집을 옮기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집을 팔고 조금 더 큰 집으로 옮기는 스텝업(step-up) 바이어들로 변하기 시작하면 기존주택시장의 공급량이 늘어나게 돼 현재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인 매매물량 절대 부족을 해결하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 특히 스텝업 바이어들의 이동은 고가 주택시장보다는 중,저가시장의 공급량을 늘리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올해는 바이어들에게는 주택공급량이 늘어나기를, 셀러들에게는 좋은 가격과 더 큰 집으로 옮기는 기회가 주어지는 소망의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2018-01-17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