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발레를 사랑한다. 발레는 알면 알수록 점점 더 새로운 매력에 빠져들게 한다. 5살 때 나는 엄마와 함께 로열 발레단의 마고프 폰테인의 내한 공연을 보았었고 춤추는 예쁜발레리나의 모습에 매료되어 공주가 된 기분으로 발레를 처음 시작하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한 번보다는 두 번 하고, 두 번보다는 열 번을 하면 할수록 발레는 참 힘들고 고된 작업이라는 것을 느꼈다.
풀업과 턴아웃을 통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온몸에 주리를 트는 것 같은 상반된 동작 긴장과 흐트러짐 없는 자세는 나 자신의 인내를 테스트하는 극기훈련과도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레를 사랑한 이유가 무엇일까? 발레의 작은 테크닉 속에 우리의 인생이 있으며 우리의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교훈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발레의 동작들을 따라 하는 건 어렵지 않다. 누구나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올바른 자세를 갖추지 않은 동작은 아무 의미가 없다. 오히려 몸을 망치기만 할 것이다.
말이 필요 없는 몸짓언어 발레는 동작 하나에도 우리의 삶의 이야기가 숨어 있다. 한쪽 다리를 굽혔다 폈다 하면서 32회전을 도는“훼테”동작이 있다. 방법과 요령을 모르면 아무리 연습해도 넘어지기만 할 것이다.
비결은 무엇일까? 마음속으로 한 점을 정하고 시선을 한 군데만 쳐다보는 것이다. 턴을 할 때는 어느 한 곳을 집중하지 않고 전체를 다 보려고 하기 때문에 어지럽고 방향 감각을 잃어버리고 넘어지게 된다. 우리의 인생도 주위에 의해 수많은 시련과 고통을 받아도 오직 한 곳만을 향하여 정진한다면 성공할 것이다.
발레 용어 중에 “쁠리에”가 있다. 발레의 가장 기본이 되는 동작으로 무릎을 굽히면서 다른 동작과 동작을 연결시키면서 한 박자 쉬며 강약을 조절해 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쌰드 그랑쥬톄 도약을 했을 때 쁠리에가 없다면 마치 로봇이 춤을 추는 모습을 상상하면 될 것이다.
쁠리에는 우리의 인생에서 한 박자 쉬는 마음의 여유와도 같다. 강한 동작만 계속 춘다면 자신도 보는 사람도 긴장감에 숨이 막힐 것이다. 그렇게 복잡한 악보에도 쉼표 하나 정도는 있고 일주일에 일요일은 쉬는 날이다. 작은 쉼표가 잃어버린 나를 되찾고 부족한 것을 채우고 채워진 것을 버리고 외로움을 떨쳐내 새롭게 나를 맞이할 열정을 쉼표 속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앞만 보고 달려 왔다면, 쉴 틈이 없었다면, 쁠리에를 하며 여백의 미를 남기며 한 박자 쉬자. 잠깐 멈춤의 시간으로 새로운 꿈과 이루어야 할 꿈을 점검해보자.
비울 것이 있으면 다 비워보자. 더 큰 도약이 기다릴 것이다. 발레를 사랑해라. 인생 철학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색다른 설렘이 당신의 인생을 변화시킬 것이다.
2018-10-30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