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결에 어렴풋 시계를 보니 아침 7시다. “ 어 늦잠을 잤네! 늦었어 … 왜 인제 일어난 거야? 어젯밤에 내가 알람을 안 해놨나? 6시 일어나 아로마 운동 가고… 발레 수업 가야 하는데… 오늘 수업은 뭐가 있지? ” 잠시 생각을 하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것은 1초도 안 걸렸다.
“ 아니지.. 마저.. 나.. 오늘 스케줄 하나도 없구나… ” 3월 16일부터 코로나 19로 인해 스테이 홈하면서 나의 일상이 무너졌다. 학원은 문 닫고 들어오는 머니는 제로가 되었다. 이 기회에 편히 쉬자.”라고 생각을 바꾸려고 해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걱정도 되고 모든 게 잘 안되었다. 평상시 잘 안 보던 TV 뉴스를 하루 종일 틀어 놓고 본다. 하루의 일과가 하나도 할 게 없다 보니 갑자기 멍해진다.
미리 사놓은 공연 티켓 “ 얼빈 어레이 컨템 포터리 공연” 피나 바우쉬 공연, 엘에이 발레단의 슬리핑 뷰티, 헤밀톤 뮤지컬 모두 취소됐다. 준비중이던10월 24일 진발레스쿨 무용발표회도 연기했다. 발사모 강좌를 위해 열심히 준비했는데 문화의 샘터 강좌도, 낭만 독서모임도, 현대 미술사 수업도 모두 없다. 나는 그동안 일상의 행복을 너무나 가볍게 생각했다.
좋은 점도 있다.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해 준다. 가정 주부도 되돌아왔다. 회사 다니는 두 딸내미도 자택 근무한다. 우선 10흘간은 집안 대청소를 했다. 버릴게 왜 이렇게도 많은지 모르겠다. 식구들과 함께 음식 준비하고 와인도 한잔하고 아이들에게 재봉도 가르쳐주고, 한가하게 책도 보고, 운동은 빠지지 않고 한다. 그래도 시간이 남는다. 2주째 화장도 안 하고 집에서 보낸다.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도 잘 모르겠다.
이번 기회에 공부나 열심히 해야겠다. 유튜브 박사가 될 것이다. 하루 종일 책상 앞에서 씨름한다. 비디오 찍고, 자르고, 음악 넣고, 사진 편집하면서 동영상을 만들어본다.
발사모(발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는 온라인 발레수업을 시작하였다. 카톡, 라이브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채널에서 “ 진발레스쿨 집에서 하는 초간단 발레 ”를 클릭하면 무료 클래스를 조인할 수 있다. 새로운 의지가 생겼다. 집에 머물면서 즐겁게 사는 법을 찾기 시작했다. 이것이 나의 지난 일상의 행복을 되찾는 작은 노력의 시작이다. 우리 모두 힘내자. 파이팅
2020-03-31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