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은 자유로울까
아무 것도 나를 잡는 것이 없다는 것은
그렇게 한없이 떨어져 내리는 것이 아닐까
아니면
그렇게 끝없이 떠오르는 것을 의미하는 걸까
멈춰져 있다는 것은
무엇엔가 붙잡혔다는 것일까
아니면 아무것도 잡지 않고 있는 것일까
자꾸만 늘어나는 질문이지만
모르면 답을 들어도 모르는 것이다
새들은 허공에서 멈춰 있지 않는다
멈춰있을 수 없다
멈춘다는 것은 결국 포기하는 것이다
포기하는 순간,
바닥으로 내리 꽂히는 것임을
그들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새에게는 날개보다
다리가 더 절실히 필요할지 모른다
새가 내려앉지 않는 세상에서는
날아오르는 새도 볼 수 없다
나이를 먹으며 꿈을 하나 둘 포기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 일이 너무나 힘들었다. 오래 간직한 것들을 이러저러한 현실 속에서 내려놓는 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그리고 가볍게 포기하게 되어갔다. 그러다 불쑥 뜨거운 열기가 가슴에서 올라올 때면 ‘희망’이라는 것에 절실해지기 시작했다.
날지 못하는 것도, 날 수 있는 것도 사실 큰 차이는 없다. 이 모든 게 욕심일지 모른다. 날개가 있지만 날지 않는 것일 수도, 날개가 없지만 떨어지는 짧은 순간이라도 비행하고 있는 것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가끔은 살아가는 날들을 가볍게 바라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23-08-17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