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게 시작해 꺽이듯 올라가다 멈춰 버리는 나와 달리
낮게 시작해서 더욱 깊이 잠겨드는 너
행여 이 슬픔이 깨질까
혹여 누군가에게 묻을까
그러나
우린 함께 잔다
사그러지는 새벽 별을 향해
깊숙이 스며드는 강 안개의 스산함으로
함께함으로
우린 같이 울고
어쩌지 못함에
또, 달리 서로를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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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싸우고 쓴 시였다. 싸우고 나면 처음에는 꼴도 보기 싫다가 시간이 지나면 더 깊이 관찰을
하게 된다. 숨소리도 더 잘들리고 걸음소리에도 예민해진다. 그렇게 한 날, 아내와 싸우고 며칠이
지났을까? 아내가 혼자 우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당시의 당황스러움은 말할 수 없이
혼란스러웠다. 단단하고 독할 것 같던 그녀는 한없이 연약하게 무너져 울고 있었다.
그때, 깨달았다. 다른 꿈을 함께 꾸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그것이 어쩌면 하나의 꿈이 되는 방법일 것이라는……
그래서 그 싸움이 어찌되었냐? 그 날밤, 바로 항복을 외쳤다는 말이다.
2023-10-05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