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는 오늘(10일)부터 조동혁 내과(신장내과) 전문의의 '살며 생각하며' 칼럼을 시작합니다.
조 전문의는 LA한인타운에 있는 조동혁 내과 원장으로 각종 내과질환 치료와 예방에 남다른 지식과 경력을 지닌 의사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이미 여러 언론 매체에서 글 솜씨를 인정받은 칼럼니스트이며 특히 인터넷상에선 유튜브를 통한 '조동혁 원장의 100세 건강시대'로 큰 인기를 모은 강사입니다. 조 전문의는 의학 뿐아니라 그간 쌓아온 다양한 인생 경험을 수려한 필치로 엮어 독자들에게 새로운 '글 세상'을 선사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편집자주>
가끔 어렵게 살던 사람이 어느날 '재수'가 좋아서 사업이 대박이 나고 인생역전을 했다는 말을 듣게 된다. 정말 그럴까? 그 사람에게 어느날 결국 재수의 횡재가 왔던 것이었을까?
아니다. 인생에 역전은 없다. 행운은 준비된 사람에게 온다는 말도 그 행운이 정녕 재수가 좋아 그 사람에게 온것은 아니다. 결국 그 '행운'이란 말도 잘못되었고 '기회'라는 말로 바뀌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필자는 "행운은 준비된 사람에게 온다"라는 말을 "기회는 준비된 사람만 쓸수있다"라는 말로 바꾸고 싶다. 그리고 성공은 꾸준한 노력의 댓가라고 말하고 싶다.
성공하지않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성공한 사람들이 행운이 있고 재수가 좋아 별 노력없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모든 성공한 사람들을 자세히 보면 누구보다 더 바쁘고 열심히 일을 한다. 단지 가끔 비싼 여행을 한것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여 매일 노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애리조나 주립대학병원에서 내과 레지던트를 하던 때의 일이다.
어느 한국에서 유학온 학생이 약사보조원이 되기 위해 이 대학에 다니고 있었다. 열심히 공부를 하는 모습에 필자의 집으로 저녁식사 초대를 했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는데 약사 보조원보다 아예 약대를 가던지 아니면 치대쪽으로 방향을 바꿔서 치과의사가 되면 어떻겠느냐고 권유를 했다. 그러나 그 학생은 자신이 미국으로 유학 오기 전 한국에서 고등학교 다닐때 전체 꼴찌에서 두번째를 할정도로 공부를 못했다고 했다. 결국 고등학교를 겨우 졸업하고 대학은 커녕 어떤 회사에도 취직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가까스로 미국 유학길에 올라 약사보조원을 꿈꾸며 공부를 시작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그 학생에게 수차례 더 전공을 바꿔보라고 권유했다. 그러다가 필자의 친구인 치과의사를 소개받은 그 학생은 마음을 고쳐먹은 뒤 그 치과의사의 병원에서 경험을 쌓고, 결국 각고의 노력 끝에 수년 후 동부에 있는 치대에 입학하는 감격을 누렸다.
지금은 버젓한 치과의사로 개업까지 한 그를 예전 고등학교 시절의 그의 친구들이 본다면 '재수','행운'등의 단어를 쏟아낼 것이다. 하지만 10년 전 그때 필자가 그에게 해준 말 중에 하나가 "누구보다 열심히 하라"는 것이었고, 그는 그말을 그대로 실천에 옮겼다. 그리고 그는 대학교 도서관과는 다르게 하루 24시간 오픈하는 의대 도서관에 새벽부터 나와 책에 매달렸다. 새벽 5~6시 쯤 병원에 출근하던 필자보다 더 일찍 도서관을 찾아 공부하던 그의 모습을 본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결국 그 노력이 10년이 지난 오늘날 치과의사란 결과물을 만들어 낸 것일 게다. 인생에 역전은 없다.
2017-03-10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