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애국가 후렴 '대한사람 대한으로'는 역사 상식에 맞지 않는 걸까?
고조선 패망 후 한나라에 의해 설치된 낙랑 임둔 진번 현도 등의 한사군이 오늘의 북한 일대에 위치했듯이 고조선은 만주가 아닌 한반도 내에서만 존재했다는 그릇된 역사상식을 뒤집어야 한다. 단군 조선을 신화로 치부해버린 일제 식민사관의 결정적 결함은 한반도 안에 수천년간의 한국사를 가두어 놓았다는 것이다.
윤내현 교수의 역작 '고조선사'에 의하면 고조선은 만주와 중국 동부 해안지역, 한반도와 일본 열도 서부지역을 통치할 정도로 영토가 넓고 경제와 문화 수준이 높았다고 한다.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은 이러한 주장에 의아해할지도 모른다. 왜 우리는 이같은 고조선 역사를 의문시하는 걸까? 우리가 이제껏 배워온 상식에 맞지 않는 역사관이기 때문이다.
일제가 조선사 편수회를 통해 세운 식민사관의 논리는 이러하다. 한국이 식민지일 수 밖에 없는 것은 한반도 남부는 고대로부터 일본이 경영하고, 북부는 기원 전부터 한사군이 주둔하고 있었던 나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조선사'에서 주장하는 고조선의 강역은 한반도 안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이는 환단고기 '단군세기' 부분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과도 일치한다.
우리가 익히 부르는 애국가 가사의 후렴은 이러하다.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1897년 대한제국을 선포한 고종과 참모들의 역사관에는 한반도 남부 지역의 마한 변한 진한의 좁은 삼한이 아닌 스펙터클한 대삼한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래서 붙여진 명칭이 대한제국이었고, 불과 수십년 후 남한정부가 수립될 때 대한민국이라는 국명으로 부활한 것이다. 고조선의 강역을 터무니 없이 부풀려 주장하는 국수주의적 태도도 문제지만, 남에 의해 쓰여진 왜소화된 자신의 역사를 그대로 상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더 큰 문제다.
'단군세기'에 의하면 고조선은 한반도 일부 지역은 물론, 동북 삼성과 내몽골 지역, 그리고 태산 주변 산동, 산서, 그리고 황하를 가르는 하북성과 하남성을 포함하는 넓은 강역을 다스렸다. 수천년 역사의 부침을 겪으며 상당수는 중국에 동화되고, 일부는 타 종족으로 떨어져 나가고, 663년 백강 전투(김용운 선생의 저술 '풍수화' 참고 가능)이래로 한중일의 정체성을 형성하며 분화되어 갔다.
이제 고조선을 조상의 역사로 받드는 민족은 남북한의 한민족이 유일하다. 남북 화해의 절호의 기회를 맞아 한반도에서의 종전을 갈망하는 분위기가 세계적으로 고조되고 있다. 다가오는 통일시대를 준비하려면 무엇보다도 70여년이나 단절되어온 겨레의 동질성 회복이 최우선의 과제다. 5000만 남한인, 2500만 북조선인, 그리고 750만 재외동포는 모두 단군의 후손으로서 한민족 한 핏줄이다. 이러한 혈연, 언어, 문화의 동질성은 고조선 역사 공유를 통해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대한사람으로서 대한인의 역사관을 남한과 북조선, 재미 한인들이 공유해야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한편, 사우스베일로 한얼연구소는 매주 화요일 저녁 '한얼 역사교실'을 개최한다.) ▶문의:haneolinstitute@gmail.com
2018-08-17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