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필자는 한얼역사 칼럼을 통해 바꿔야할 역사 상식에 대해 이야기해왔다. 우리 한국인은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배달민족 단군의 자손이라고, 대한민국 역사무대는 한반도 내지 남한의 일부 지역에 갇혀있는 소한이 아니라 만주와 산동성 인근 지역까지 포함한 대한이라고, 왜곡된 일제 식민사관과 과대포장된 중국의 사대사관을 벗겨야 우리 조상의 역사가 바로 보인다고 주장해왔다.
오늘은 한국인의 시원을 찾는 5000년의 역사 주제를 넘어서, 1만년 전을 바라보는 '흑피옥과 마고문명'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나누려고 한다.
중국의 문명은 그들이 오랑캐 취급했던 동북방지역의 고조선 문명없이는 존재할 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용하 교수가 주장하듯 '황하문명보다 앞선 고조선 문명'이라는 발상은 아직 학문적 검증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한 세대 전까지 어불성설이었다. 북경대학 고고학과 소병기 교수가 소위 Y 벨트 이론을 내세워 만주와 내몽골 지역의 고조선 문명과 황하 문명의 교류에서 중국문명이 비롯되었다는 주장조차 실감이 나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 중국역사 탐원공정, 동북공정을 통해 고조선과 고구려는 중국사의 일부가 되고 말았다. 이러한 논리를 또 한번 뒤집을 수 있는 역사관이 신화로만 취급되는 마고문명이다.
내몽골지역에서 출토된 흑피옥 유물은 1만년 이전의 서해지역 마고문명(모계문명)을 계승한 한국 고문명이라고 보여진다. 흑피옥이 나오는 지역은 한국 혹은 중국만의 고대문명이 아니라 동북아시아 나아가 인류 최고의 고대문명의 발상지가 될 수도 있다. 고고학적 유물로서 현존하는 흑피옥들은 고조선이 동아시아 문명은 물론 현 인류문명의 시원문명이라고 감히 주장하는 학자들에게 힘을 실어준다.
홍산문화에 기반을 둔 발해 연안의 요하문명에 앞서 마고문명이 있었는데, 이 지역에서 출토된 흑피옥은 그 생산연대가 7000~8000년 전까지 소급된다. 마고문명에서 비롯된 한반도, 만주, 요서, 산동지역의 동이문명은 동방족의 주역이 된 황하, 대문구, 슈메르 문명 나아가 이집트, 잉카, 마야, 아즈택 등 현 인류문명의 시원문명이라는 것이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고인돌의 80% 정도가 만주와 요동, 그리고 한반도 지역에 산포돼 있다고 한다. 10만년 전 쯤 아프리카에서 출발한 원생인류 유전자 이동 추이를 살펴보면, 동으로 동으로 이동하다가 한반도 근처에 와서 멈추어 신석기 시대 전성기를 구가하는 걸로 여겨진다.
신용하 선생의 주장대로 인류의 조상들이 가장 무서워했던 어둠과 추위를 피해서 밝고 따뜻한 해가 떠오르는 동쪽으로 동쪽으로 대장정을 계속한 것이리라.
2018-12-21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