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do it. Come on!"
아직도 가슴이 벅차다.
지난 주말 한반도에서 벌어진 DMZ 드라마는 세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세계의 어느 정상들도 이렇듯 연락 하루만에 벼락치기로 만나는 법은 없다. 그래서 이번 만남은 한국에서는 속칭 '번개'라고 불리우는 것이다.
번개는 한국에서 유행하는 은어로 예정에 없는 갑작스러운 만남을 의미한다.
유투브 중계로 이번 만남을 생생하게 지켜보면서 느꼈던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평화적 해결의지가 생각보다 훨씬 확고하다는 것이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비무장지대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에서는 평소의 경박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올레 초소에서 북한 쪽을 바라보던 모습은 군복을 입지 않았으면서도 미국 대통령다운 의연함을 보였고 판문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현직 대통령으로 처음 북한 땅을 밟을 때에도 자신감 있고 당당해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계선 앞에 서 있을 때까지만 해도 정말 김정은 위원장이 나타날까 하는 의구심이 약간 있었지만 정말 건너편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성큼성큼 걸어오자 '이 드라마는 기어코 현실이 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드라마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김정은이 트럼프대통령에게 '각하께서 월경하시면 현직 미국대통령으로 처음 북한땅을 밟으시게 되는 것입니다'라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좋다 한번 해보자'고 북한 땅으로 훌쩍 넘어가 버린 것이다.
"Let's do it. come on!"
나는 이 말 한마디에 이날 만남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북핵 협상이라는 지난한 과제를 한번에 해결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때로는 의지가 결과를 만들어 낸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 위원장도 문재인 대통령도 '좋다.한번 해보자'의 마음으로 임한다면 언젠가는 한반도에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변화의 파도가 밀어닥칠지 모르는 것이다.
이번 만남을 두고 일각에서는 어떻게든 그 의미를 깎아내리려는 말들이 나오지만 거대하게 흐르고 있는 장강의 물결은 되돌릴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경선 열풍을 희석시키기 위해 그랬다는 등 문재인 대통령이 조연밖에 하지 못하고 밀려났다는 등의 말들은 설혹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만남의 본질과 의미를 돌려놓을수 있는 어떤 이유도 가져다주지 못한다.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평화와 비핵화에 대한 되돌릴수 없는 확신이며 그 확신 속에서 남북미 세 나라의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를 실행하고 미국과 수교하는 한편 대한민국과 새로운 관계로 도약하게 될경우 동북아의 지형은 전혀 새로운 구도로 진행될 것이다.
전통적으로 우리 한민족은 근면하며 강하고 승부근성도 있다.
북한은 베트남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경제활성화의 길에 들어설 것이고 미국은 미국대로, 한국은 한국대로 후기 산업사회의 경제적 피로함과 제조업 활성화의 부분을 견인할수 있을 것이다.
세 나라가 모두 윈윈할수 있는 새로운 평화의 길…이것이야말로 이번 'DMZ 드라마'의 종착지가 되어야하는 것이다.
"Let's do it. come on!"
2019-07-01 18:5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