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2일 수요일, 공화당 연방 하원 의원 총회 의장이 자격을 박탈 당했습니다. 연방 하원 의원 총회 의장직은 서열 3위 자리입니다. 자격을 박탈 당한 의원은 리즈 체니 연방 하원의원으로 공화당 리더 중 유일한 여성이었습니다. 단 한 명의 연방 하원의원을 선출하는 와이오밍 주를 대표하는 의원으로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이기도 합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며 공화당 유력 인사로 꼽힌 그녀가 왜 의장직에서 박탈을 당했을까요?
지난 1월 6일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연방 의회 난입 사태가 그 시작이었습니다. 그날 오전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이 백악관 앞에 모여 시위를 벌였고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시위대 앞에 나타나 자극적인 말들로 ‘난동’을 부추겼습니다. 시위대는 의회로 몰려가 의사당을 불법 침입했습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비롯한 의원들이 대피하는 긴급 사태까지 발생했습니다. 의회 경찰을 포함해 총 5명이 목숨까지 잃는 비극으로 이어졌습니다.
리즈 체니 의원은 이 사건 이후 공개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비난하며 두 번째 탄핵 투표에서는 찬성 표를 던지기도 했습니다. 난입 사태 직후에는 여러 공화당 리더들도 체니 의원과 같이 트럼프 당시 대통령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체니 의원을 공격했습니다. 다음 선거에서 그녀의 의원직을 잃게 해야 한다고 지지자들을 부추겼습니다. 난입 사태 이후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 세력은 굳건했고 체니 의원 편에 섰던 공화당 리더들도 다시 돌아서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체니 의원은 공화당 의원들이 진행한 비공개 투표에서 의원 총회 의장직을 잃게 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체니 의원의 입장은 변함이 없습니다. 최근 인터뷰에서는 오히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하는 것을 나의 온 힘을 다해 막겠다”라고 말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직까지도. 여전히. 아무런 증거 없이 지난 대선이 조작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합주 선거는 공화당 의원들의 지휘 아래 이뤄졌고 무려 60개가 넘은 선거 결과 관련 소송은 증거 부족으로 모두 무산되었습니다. 민주당을 비롯한 리스 체니 의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러한 행보와 발언은 미국의 민주주의를 공격하는 굉장히 위험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체니 의원이 진실을 말하고 있지만 공화당이 눈앞에 보이는 정치적 이득 때문에 체니 의원에게 불합리한 벌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공화당은 민주주의가 말하는 보수적인 정치적 이념과 결정을 따르기보단 70%가 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 눈치 보기 그리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것이 우선이 되어 버렸습니다. 지금의 공화당은 단순한 ‘트럼프 당’에 불과하다는 생각입니다.
한인민주당협회 스티브 강 회장
2021-05-25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