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소셜미디어의 진실게임

‘전쟁이 평화이고, 자유는 복종이며, 무식이 힘이다.’ 소설 ‘1984’에 등장한 가상 국가의 슬로건이다. 이런 모순된 주장을 국민들에게 세뇌시켜 조종하는 전체주의 국가의 등장을 경고한다. 그 방법은 정보를 조작하고 미디어를 통제한다. 요즘 사회을 심층적으로 들여다 보면 이런 구호가 은밀하게 실행되고 있다는 섬뜩한 생각이 든다.

설계된 진실, 세뇌되는 대중

‘미디어’(media)는 정보를 전달하는 소통 매체를 지칭한다. 오늘날 미디어 환경은 ‘대중매체’(mas media)에서 1994년 인터넷 출현으로 ’소셜 미디어‘(social media)로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신문, TV, 라디오, 잡지 등 일방향적인 기존 대중 매체와 함께 SNS 등장으로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는 쌍방향 미디어로 한단계 진보했다. 그리고2003년 스마트폰 등장으로 페이스북, 유튜브, 카카오톡, 엑스, 네이버 등 소셜 미디어 사용이 일반화됐다.
‘정보는 민주주의 젖줄이다‘는 말이 있다. 미국에서 언론의 자유, 출판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제1조가 1791년 비준되면서, 미디어는 정부의 잘못을 알리는 권력을 갖게 되면서 성장했다. 첨단 미디어 기술의 발전으로 정보에 대한 광범위한 접근이 가능하지만, ‘객관적 정보에 입각한 사회’(informed society)를 보장하지 않는다. 미디어의 상업적 본질과 교육적이고 재미있는 정보를 좋아하는 대중의 취향이 결탁한 결과이다. 그래서 미디어는 수익을 보장하는 충성스런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해 대중의 ‘확증 편향’을 이용한다. 그리고 이용자의 견해를 확인시켜 주는 내용을 심층적이기 보다는 피상적이고 감정적인 콘텐츠로 만들어 반복적으로 듣게 한다. 그래서 참여자는 소위 ‘메아리 방’(echo chamber)에 갇혀서 특정 이념에 포획된다.
이런 극단적 이념은 사회적 갈등과 정치적 폭력을 촉발시킨다. 그 대표적 사례가 2021년 1월 6일 미국 의사당 난입 사건, 2023년 1월 8일 브라질 의사당 폭동, 2024년 12월 3일 한국 계엄령 사태다. 이런 측면에서 대중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세뇌되고 조종당하고 있다. 그들은 정보의 출처도 모르는체 네이버나 유튜브가 제공하는 실시간 검색이나 추천 영상을 수용한다.
보고 듣는 것이 전부인 줄 안다. 그러나 진실은 보이지 않도록 ‘설계된 것‘이 많다. 스스로 생각하는 비판적 사고를 하기 보다는 타인의 생각과 주장을 진실로 오인한다.

유튜브 중독의 함정

무엇보다 한인들에게 심각한 문제는 유튜브 중독이다. 그들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정보를 접하기 보다는 유튜브의 편리함 때문에 그 알고리즘의 노예를 자처한다. 더구나 유튜브 내용이 매우 당파적이고, 음모론적 요소가 많다. 음모론 주장도 반복해서 듣게 되면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게된다.
소셜미디어라는 ‘빅브라더‘는 사용자 ‘최적화’로 무장한 친절한 플랫폼들을 통해 대중을 지배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마지막 자유, 생각하는 자유마저 빼앗고 있다.
이러한 소셜미디어의 전체주의적 통치에 맞서기 위해 우리 각자는 진실을 찾는데 힘쓰며, 다양한 형태의 정보에 접근하여 공부하고, 질문하며, 검증해야 한다. 그러면 진실이 우리를 자유케 할 것이다.

2025-07-24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