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더 줘도 중국회사 안 가
가족같은 기업문화 좋아요"

"베트남에 진출하는 기업에게 인력관리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우리 회사는 지금까지 팀장급 퇴직률이 0(제로)% 입니다."
최수헌 행성전자 베트남 법인장은 회사의 강점은 노무관리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1964년 창업한 행성전자는 2015년 이곳 하이퐁에 베트남법인을 세웠다. 행성전자는 국내외 17개 공장에서 연간 9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전자부품 회사다. 세탁기, 냉장고, 청소기, 자동차 등의 주요부품을 국내·외 유명 브랜드에 납품한다.
베트남 법인은 행성전자 매출의 20%를 책임지는 핵심 생산기지다. 지난해 17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하이퐁 공업단지 내 10만㎡ 부지에 연면적 5만㎡의 공장을 운영 중이다.
현지 기업들에 따르면 베트남 진출 초기 한국기업의 임금수준은 베트남 기업에 비해 높아 우수인력 수급에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베트남에 진출하는 중국 기업들이 고임금을 앞세워 훈련받은 우수인력들을 스카우트 하면서 국내기업들은 어려움을 겪었다.
행성전자는 이런 위기를 가족적인 기업문화로 극복했다. 연간 1회씩 직원단합대회와 워크샵을 진행하고 수시로 간담회를 진행해 직원들의 어려움을 체크하고 해결하는데 집중한다.
한국 기업의 가족적인 기업문화는 떠났던 직원들을 회기시키는 촉매제가 됐다. 중국 기업으로 이직했던 직원들이 1년여만에 복귀하는 사례가 나타났다는게 최 법인장의 설명이다. 최 법인장은 "지난 9월 태풍 야기의 영향으로 피해를 입은 직원들을 일일이 가정방문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다른 회사들이 잘 못하는 직원들의 정서적 관리가 우리 회사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인력유출 리스크를 최소화한 행성전자지만 정부 리스크만큼은 관리가 어렵다. 지방정부에서 결정한 사항을 준수하더라도 중앙정부가 다르게 해석하는 경우가 발생해서다. 관세를 비롯해 세무, 소방 등이 주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