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프랑스, 오징어게임 시즌2 공개 기념 대형 이벤트
오는 10일 2800명 팬 초대해 새 시즌 1·2회 시사회
'콧물이 흘러도, 추워도, 움직이면 죽는다'
1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의 번화가인 샹젤리제 거리.
평소 차들로 가득 찼던 대로 한 가운데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 속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 술래 '영희'가 떡하니 서 있었다.
영희와 200m 떨어진 반대편엔 녹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456명의 게임 참가자가 출발 신호를 기다리며 숨을 죽였다.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가 담긴 기기가 참가자들의 몸에 부착됐다.
이들의 앞엔 얼굴을 가린 수십 명의 '핑크 가드'가 있었다.
게임 시작 신호가 울리자 참가자들은 우르르 앞으로 몰려 나갔다. 프랑스판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인 '하나, 둘, 셋, 태양' 외침이 끝나기 무섭게 모두가 움직임을 멈추고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오징어게임 속에서처럼 숨어있는 사격수들은 없지만, 참가자 모두 눈동자만 겨우 굴릴 뿐 누구 하나 감히 움직이지 않았다.
고개를 숙인 채 '얼음'이 된 249번 여성 참가자는 추운 날씨 탓에 코에서 콧물이 길게 흘러내렸지만, 손을 쓸 수 없었다.
선두권에서 달리던 한 남성 참가자는 욕심을 부리다 삐끗하는 바람에 핑크 가드들에 이끌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프랑스 유명 인플루언서 3명을 팀장으로 세워 팀전으로 치른 이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체감 온도 4도의 추운 날씨 속에서 한 시간가량 진행됐다.
결승선을 통과하기 직전에 탈락한 407번 에마(19)는 "오징어게임의 엄청난 팬으로서 샹젤리제에서 직접 게임을 해 본다는 건 평생에 한 번 오는 기회라 참여하게 됐다"며 "날이 추운데도 탈락할까 봐 몸도 떨지 못하고 버텨야 했던 게 제일 힘들었다"고 말했다.
143번 멜리사 역시 "정말 재밌긴 했는데 솔직히 말해서 진짜 어려웠다"며 "보기보다 너무 추웠고, 가만히 서 있어야 해서 바람이 더 차게 느껴졌다"고 했다.
멜리사는 기념품으로 받은 달고나 맛 과자를 들어 보이며 탈락의 아쉬움을 달랬다.
이날 이벤트는 넷플릭스 프랑스가 오는 26일 공개되는 '오징어게임2'를 홍보하기 위해 마련했다.
조아킴 트윌 넷플릭스 프랑스 대변인은 "프랑스에는 오징어게임을 사랑하는 팬들이 정말 많다. 시즌2로 돌아온 이 시리즈를 축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이 이벤트를 생각해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프랑스는 이날 이벤트에 이어 오는 10일엔 파리 시내 대형 극장에 2천800명의 오징어게임 팬을 초대해 시즌2의 첫 1·2화를 사전 상영한다.
이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우승한 참가자들도 시사회에 초대된다.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