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도 부진한데 수수료 급등 '이중고'
작년 1720억불, 2019년 보다 48% 올라

"경기가 안좋아서 매출이 줄었는데 카드 수수료 부담까지 커지니 너무 힘들다." 
작은 소매업소를 운영하는 한인 박모씨의 말이다. 팬데믹으로 시작된 비대면 신용카드 결제 방식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카드 수수료 부담이 크게 늘었다. 박씨는 "2020년에는 매출의 65%가 신용카드 매출이었는데 지난해엔 80%까지 늘었다"며 "1년에 카드 수수료로 2만달러 이상 지출하고 있어 직원 급여와 렌트비 다음으로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은 비단 한인 소상공인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서점 업주인 니콜 린테무스는 매달 신용카드 수수료로 약 600달러씩 지출하고 있다. 서점 경기가 시원치 않은 상황에서 카드 수수료는 니콜에겐 큰 비용 부담이다. 이미 직원도 줄인 상황이다. 그나마 단골 책손님 덕분에 근근히 꾸려 가고 있는 형편이다. 니콜은 "작년 매출액 중 3% 이상 차지한 카드 수수료는 큰 부담으로 장사해서 카드사에게 주는 것 같아 힘이 빠진다"며 "대책이 없다면 책값을 올리거나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고물가 여파로 경기 침체에 고통받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높은 카드 수수료 때문에 두 번 울고 있다. 최근에는 소액 결제까지 신용카드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은 신용카드를 받지 않을 수도 없고 카드사와 수수료율을 직접 협상할 수도 없어 릫울며 겨자먹기릮로 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신용카드 정보제공업체 닐슨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들이 부담한 신용카드 수수료 규모는 총 172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160억달러에 비해 48%나 증가한 수치다.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마다 업주들은 결제 금액의 평균 2% 이상의 수수료를 신용카드 업체나 은행에 내야 한다. 비자와 매스터카드가 전체 신용카드 시장에서 80%를 장악하고 있으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11%)와 디스커버(2%) 순으로 신용카드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수수료율을 놓고 카드사와 협상할 수도 없는 현실 때문에 오롯이 수수료를 부담할 수밖에 없다.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신용카드 수수료는 정치 문제로도 비화되고 있다. 연방 법무부는 지난 9월 세계 최대 신용카드사인 비자를 반독점 위반 혐의로 제소했다. 독점적 지위와 함께 소상공인들 대상으로 추가 수수료 부과로 수십억 달러의 부당 이득을 취득했다는 혐의다. 
지난해 6월에는 연방의회에서 신용카드경쟁법이 발의됐다. 이 법안의 목적은 비자나 마스터카드뿐만 아니라 다른 카드 결제 네트워크를 도입하여 경쟁을 강화함으로써 카드 수수료를 낮추도록 의무화하는 것이다. 이런 노력에도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까지는 넘어야 할 산과 가야 할 길이 먼 상황처럼 보인다. 그러는 사이 영세 자영업자들은 카드 수수료 부담으로 폐업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