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공·목수 등 2천여명 동원…지붕 복원에 참나무 2천그루

'기존과 같으면서도 다른' 빛 가득한 성소로 시민들 품으로

프랑스 파리의 상징적인 기념물인 노트르담 대성당을 화마의 상처로부터 복원하는 데는 5년 반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재개관을 앞둔 지난달 29일 마지막으로 복원 공사 현장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5년여 만에 처음 공개된 대성당 내부에 감탄을 금치 못하며 "성당은 복구되고, 재창조되며, 동시에 재건됐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말대로 이날 공개된 대성당 내부는 기존의 모습과 같으면서도 완전히 다른 이미지를 선사했다.

160년 동안 청소가 되지 않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던 벽면은 잿빛을 벗고 밝은 크림색의 속살을 드러냈다.

대성당의 사방에 둘러쳐진 스테인드글라스도 복구 과정에서 때를 벗고 한층 투명해져 외부 빛을 더 강하게 내부로 전달했다.

이런 변화들 덕분에 과거 다소 어두웠던 대성당 내부는 빛이 가득한 성소로 시민들에게 돌아왔다.

재건에 가까운 대성당의 복원엔 불이 난 2019년 4월15일로부터 7일까지 5년 7개월하고도 22일, 총 2천63일이 걸렸다.

BFM TV에 따르면 대성당 복원 작업은 안전 확보 작업에만 약 2년6개월이 걸렸다. 이 과정에서 두 차례의 작업 중단이 있었다.

2019년 8월 대성당 주변의 납 오염 문제가 불거져 작업이 멈췄고, 이듬해 초엔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쳐 또다시 작업이 올스톱됐다.

그나마 성당 복원이 5년여 만에 마무리될 수 있었던 데에는 대성당을 위해 희생한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성당 복원 작업에는 프랑스 전역에서 총 2천명이 동원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붕공, 석공, 목수, 오르간 제작자, 비계 제작자까지 수많은 이의 땀이 들어갔다.

성당 재건에는 총 7억 유로(약 1조원)가 소요됐다. 이 비용은 전 세계 150개국, 34만명이 보내온 8억4천600만 유로(1조2천억원)의 기부금으로 충당했다. 기부자의 대부분은 프랑스인이지만, 6천만 유로는 외국인 기부자들로부터 모금됐다. 그중 절반 이상이 미국인이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현장의 진행 상황에 따라 비계가 수시로 설치됐다가 해제됐다. 건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내부에 설치한 비계만 총 1천200톤(t)이 넘었다.

화재로 탄 목조 지붕 구조 등의 복원엔 2천 그루의 참나무가 들었다. 프랑스 목재 숲 협회에서 이 중 1천200그루를 기부했다.

대성당에 불이 났을 때 다행히 성당 내부의 대형 파이프 오르간은 심한 손상 없이 보존됐다.

그러나 화재로 발생한 먼지와 오염 물질이 오르간을 뒤엎었고, 화염의 열기로 인해 악기 일부가 변형됐다.

이에 작업자들은 5개월에 걸쳐 8천개의 파이프를 조심스럽게 해체한 후 지난해 1월부터 하나하나 세척하고 재조립했다.

이 오르간은 화재 후 처음으로 7일 개관식에서 기념행사의 시작을 알릴 예정이다.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san@yna.co.kr